[워크아웃社 처리방향 내용] 청산등 충격 줄이고 연말까지 시간 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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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31일 발표한 워크아웃기업 처리방향의 핵심은 "효율성에 중점을 둔 단계적 처리"로 요약할 수 있다.
그동안 구체적인 향후 진로가 정해지지 않았던 14개 기업의 처리방향이 이를 잘 말해 준다.
채권은행들은 해당 기업에 대해 일정 조건을 부쳐 워크아웃을 계속 추진하거나 회사 분할.사업부 매각 등의 정리 방법을 금감원에 제시했고 금감원도 이를 최대한 수용했다.
되도록이면 문제 기업에 대해 올 연말까진 법정관리 등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하지 않고 채권회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일각에선 부실기업 처리의 지연 가능성을 제기,제시장 불안을 빨리 해소하겠다는 정부 의도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말까지 시간을 벌자=34개(지난 8월23일 졸업한 대우조선 제외)워크아웃 기업중 대우계열 14개사를 제외한 6개사에 대해서는 이미 조기졸업 방침이 정해졌다.
나머지 신동방(자율추진) 새한미디어 충남방적 미주제강(워크아웃 계속)쌍용건설 갑을 한창(출자전환조건아래 계속) 동방생활산업(부동산매각 조건 계속) 세풍(기업매각) 고합(회사분할) 새한 남선알미늄 신호제지 동국무역(사업부매각)등 14개 기업에 대해 다소 소극적인 방식을 채택했다.
이들 기업중 세풍 쌍용건설 갑을 고합 신호제지 동국무역 등 6곳은 자본잠식상태다.
새한과 새한미디어 충남방적 신우 미주제강 한창 남선알미늄 등 7개 기업은 금융비용이 영업이익을 까먹고 있다.
총자본과 영업이익,경상이익이 모두 마이너스상태인 신호제지에 대해서도 일단 사업부 매각 방식으로 정리키로 했다.
문종진 금감원 신용분석1팀장은 "채권은행들은 연말까지 채권회수가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 본다는 의미"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대우캐피탈,CRV 추진키로=지난99년8월 대우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2년만에 대우자동차와 대우전자부품이 법정관리와 매각을 통해,대우조선은 올 8월 조기졸업을 통해 워크아웃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대우자동차는 아직 GM과 매각협상중이다.
대우전자부품의 경우 국내 컨소시엄(알루코)에 매각됐지만 대금 납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13곳 중 대부분은 비교적 영업실적이 괜찮다.
대우 계열사의 실적은 올6월말 현재 5천8백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작년보다 65.4%나 늘었다.
실질경상이익도 1천8백54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대우통신과 오리온전기,대우전자,대우캐피탈 등이다.
대우통신의 경우 연말까지 충남보령의 오토미션(자동차부품)공장이 매각될 예정이다.
오리온전기와 대우캐피탈은 CRV(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가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오리온전기는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CRV 추진이 실패할 경우 법정관리가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대우전자도 출자전환등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꾀한 다음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강제적 정리절차 강구=채권단과 금융당국은 발표 직전까지 문제기업 처리방식을 놓고 논란을 거듭했다.
결국 모두 시간을 두고 채권회수를 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이같은 시도가 실패하면 예외없이 법정관리나 채권회수가 가능한 강제적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금융당국은 밝혔다.
채권단은 정리방안이 실패하거나 실적부진으로 워크아웃의 의미가 없어졌다고 판단될 때는 법정관리를 신청키로 했다.
또 채권단간 이견으로 CRV로 넘기는 게 힘들어지면 자산을 매각,유동화하거나 채권단이 나서 부동산을 공매할 방침이다.
일단은 연말까지 어떻게든 워크아웃이란 큰 틀을 깨지 않고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