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선물이 국내외 경기 침체와 구조조정 지연 등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며 큰 폭 하락, 나흘 연속 하향 곡선을 그렸다. 31일 주가지수선물 9월물은 전날보다 1.95포인트, 2.82% 내린 67.25로 거래를 마감, 지난 1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복귀하며 8월 거래를 끝냈다. 코스피 200지수는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지수관련 대형주가 대부분 하락함에 따라 2.39포인트, 3.42% 빠진 67.42를 가리켰다. 이날 지수선물은 뉴욕 증시 급락에 직격탄을 맞아 하락 갭을 만들며 출발한 뒤 변변한 반등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채 낙폭을 확대, 한 때 투매에 가까운 매도 주문이 쏟아지며 3%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수요일 뉴욕 증시는 기술주의 실적 경고와 경제지표 악화 등에 따라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우 10,000선, 나스닥 1,800선 등 주요 심리적 지지선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여기에 종합주가지수가 20포인트 가까운 급락세를 보인 데다 일본 닛케이 지수도 9월 위기설 등에 따라 수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다시 17년중 최저치를 경신 행진을 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또 국내 7월 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는 발표가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7월 산업생산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5.9% 줄어 지난 98년 10월 이래로 가장 큰 폭 감소했다. 국내 구조조정도 난항을 겪으면서 반등의 실마리를 제공하지 못했다. 하이닉스 지원 여부가 다음주 월요일로 연기되면서 주말을 앞둔 불안감이 가중됐고 이달 말을 목표로 삼았던 현대투신 외자유치와 대우차 매각 등 구조조정 현안은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추세를 바꿀만한 호재를 찾아보기 힘든 시점에서 나스닥 등 해외 주요 지수가 지지선을 구축하지 못하는 한 약세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지션을 새로이 구축하기보다는 최대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면서 단기로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다만 오는 3일로 예정된 하이닉스 지원 방안 결정에 따라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 문제가 단기에 해결점을 찾기 어려워보이는 만큼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기술적인 수준에서 그칠 공산이 크다. 결국 하이닉스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IT 경기 회복에 따른 반도체 경기 부활이 나타나야 하는 데 내년 하반기까지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LG투자증권 조철수 연구원은 "개인과 증권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가담하면서 투매에 가까운 매도에 따른 급락세를 저지하긴 했지만 국내외 여건이 쉽사리 회복되기는 어려운 만큼 매도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하이닉스 문제 해결 여부에 따라 67선이 지켜질 수도 있겠으나 1차적으로 7월말 저점인 64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대신경제연구소 봉원길 선임연구원은 "유동성 유입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과정을 거치면서 뉴욕 증시와 하이닉스 문제가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이닉스 문제는 어느 정도 시장에 반영됐으며 추가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노동절을 앞둔 뉴욕증시가 방향성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가운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점쳐진다"고 말했다. 이날 9월물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1만7,059계약과 3조9,578억원으로 전날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미결제약정은 1,128계약 증가한 6만1,326계약을 기록했다. 시장베이시스는 줄곧 마이너스를 유지했으나 현물이 선물보다 크게 하락함에 따라 전날보다 백워데이션 상태는 약화됐다. 종가기준 시장베이시스는 0.17.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 위주로 이뤄진 가운데 매도가 다소 우위를 보였다. 매도는 차익 95억원, 비차익 471억원 등 566억원이 출회됐고 매수는 차익 163억원, 비차익 353어구언등 모두 516억원이 유입됐다. 외국인은 장초반 1,000계약 이상을 순매수하기도 했으나 전매도를 확대하며 매도우위로 돌아서 3,466계약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에서도 71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투신 2,767계약, 증권투자 523계약, 은행 109계약 등도 매도에 동참했다. 반면 개인이 5,005계약을 순매수하며 급락을 저지했고 증권도 2,592계약 매수우위를 보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