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혁명] 인터넷 '빅뱅'...삶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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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일본의 한 신문은 "세계 최대의 ADSL 사업자인 한국통신이 일본시장 공략에 나섰다"며 1면에 크게 보도했다.
이 무렵부터 일본 언론들은 "한국이 초고속인터넷 세계 1위를 차지했다"면서 실태를 자세히 소개하기 시작했다.
일본 국회의원과 통신업체 임직원들이 초고속인터넷에 관해 알아보기 위해 수차례 한국을 찾아오기도 했다.
일본 뿐이 아니다.
세계 IT(정보기술) 업계를 주도하는 거물급 인사들도 틈만 나면 한국을 찾아온다.
협력 파트너를 찾고 투자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서다.
이 바람에 IT산업 콘트롤타워격인 정통부장관실은 IT업계 거물들의 "사랑방"으로 불릴 정도가 됐다.
요즘에는 거의 매일 각국의 IT 관련 최고경영자나 고위관리들이 정통부장관을 만나고 간다.
일본이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보급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세계적인 IT 거물들이 한국을 번질나게 찾는 현실은 "닷컴 불황"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이에 대해 통신업체의 한 임원은 "무수히 많은 닷컴기업들이 쓰러져 가고 있지만 대세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유.무선통신분야의 "통신혁명"은 지금도 진행중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동통신의 경우 "3세대 혁명"이 한창이다.
정통부는 작년말 SK텔레콤과 한국통신 컨소시엄을 3세대 비동기식 사업자로 선정했고 최근에는 LG텔레콤 컨소시엄을 동기식 사업자로 정했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은 벌써부터 동영상 서비스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이미 2.5세대, 또는 3세대 초기 서비스로 분류되는 cdma2000 1x를 상용화했고 내년중 명실상부한 동기식 3세대 서비스인 1x EV-DO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유선통신 분야에서도 혁명이 한창이다.
통신업체들은 건설업체들과 제휴, "사이버 아파트"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제는 신축 아파트의 경우 초고속인터넷 도입은 기본이 됐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6월말 현재 6백25만명.
작년말의 4백만명에 비해 50%이상 급증했다.
이 수치는 금년말에는 7백50만, 내년말에는 9백만에 달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2003년쯤에는 산간벽지를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의 가정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가정 뿐이 아니다.
호텔 학교 등지에도 초고속인터넷이 빠르게 파고 들고 있다.
정부는 금년초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를 초고속인터넷으로 연결했다.
호텔 정보화도 한창이다.
고급 호텔의 경우 객실에서 편리하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
통신혁명의 앞날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닷컴 불황이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90년대말 한꺼번에 생겨났던 닷컴업체들이 수익모델 부재로 속속 문을 닫으면서 "e코리아"의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
닷컴 침체는 콘텐츠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
비유해서 말하자면 정보고속도로를 깔았으나 이 도로 위를 달릴 자동차가 부족하다.
이런 까닭에 "겨우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e메일이나 주고 받으려고 정보고속도로를 깔았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통신혁명의 결실이 무르익기도 전에 역기능이 확산되는 것도 문제다.
인터넷을 통한 원조교제나 음란물 유통, 바이러스 유포, 해킹 등 각종 역기능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IT산업 관장을 놓고 정부 부처들이 "밥그릇 싸움"을 일삼는 바람에 IT업체들에 대한 지원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도 통신혁명을 성공시키기 위해 극복해야할 과제중 하나이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