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삼성종합화학 한화석유화학 등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이 투명ABS나 'PE(폴리에틸렌)112' 등의 특화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범용제품의 가격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보전하기 위한 방안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종합화학은 초대형·초고압 파이프용 신소재인 'PE112'를 전략상품으로 육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5만t인 연간 생산능력을 내년 9월까지 10만t으로 늘릴 방침이다. 'PE112'는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뛰어난 소재다. 예컨대 'PE112'로 만든 구경 4백㎜짜리 파이프는 두께가 21.1㎜로 기존의 PE80(29.4㎜)보다 28%나 얇지만 같은 압력에 견딜 수 있다. 1m당 무게도 25㎏으로 기존 제품의 34㎏보다 훨씬 가볍다. 대형 수도관이나 가스관 등에 적합하며 1백년 이상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삼성 관계자는 "올들어 유럽 중국 등지로 5천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이 "앞으로 금속관을 급속히 대체해나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화석유화학은 반도체 연마제인 'CMP슬러리' 생산을 대폭 확대키로 했다. 연산 2천t이던 설비를 최근 4천t으로 늘린 데 이어 2003년까지 1만t 규모로 증설키로 했다. 이 제품은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의 표면을 평탄하게 하는 정밀한 공정에 쓰인다. 한화는 2005년까지 미국의 카봇사와 로델사에 이어 세계 3대 메이커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차세대 CMP슬러리 개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LG화학의 경우 세탁기 컴퓨터 청소기 등 다양한 전기·전자 부품에 쓰이는 '투명ABS'를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 6월엔 전남 여수에 연간 생산능력 2만t 규모의 전용라인까지 갖췄다. 가격이 t당 1천9백달러선으로 범용제품(t당 8백달러선)의 2배가 넘는 제품이다. 앞으로 전자제품 메이커들의 디자인 차별화 전략에 힘입어 세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LG측은 내다봤다. 이밖에 이수화학은 합성세제 원료인 '연성알킬벤젠(LAB)',호남석유화학은 PVC 충격보강제 등에 이용되는 'PE파우더'에 각각 주력하고 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