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내우외환에 시달리면서 표류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미국증시 불안, 하이닉스 유동성 위기 등이 겹친 데다 외국인마저 다시 '팔자'로 돌아서 도무지 기댈 언덕이 없다. 그렇지만 약세장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종목들이 많다. 경기방어 성격이 강한 내수관련주가 대표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금비중을 높여가는 보수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기이지만 난세에도 꿋꿋한 움직임을 나타내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이 경우 이익을 내려고 욕심을 내기보다는 손실을 최대한 줄이면서 반등에 대비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하락장세에서도 오르는 종목이 있다 =올들어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기간에도 시장과 상관없이 오른 종목이 많았다. 주로 음식료 제약 전력가스(유틸리티) 등 경기방어 성격의 내수관련주와 개별 재료보유주들이었다. 신세계 태평양 롯데제과 웅진닷컴 신도리코 퍼시스 삼천리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종목은 미국증시 등 외부 여건보다는 내부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더 받았다. 지난 상반기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실적호전 기업들은 자동차업종을 제외하고는 전력가스 제약 화장품 비금속 광물 건설 음식료 등 대부분 내수관련 업종이었다. 전문가들은 내수관련 우량주들은 지수하락기에도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방향성에 자신이 없을 때는 '내수관련 우량주'가 좋은 피난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어떤 종목이 있나 =종합주가지수가 19.31% 하락한 2월20일부터 4월10일까지 웅진닷컴은 51.52%가 올랐다. 대구가스가 29.5% 오른 것을 비롯 삼천리 등도 7∼9% 상승했다. 역시 내수관련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진 롯데제과와 태평양도 각각 20.19%와 25.45% 상승했다. 5월30일부터 7월23일까지의 하락국면에서도 이들 종목은 시장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지수는 16% 이상 내렸지만 롯데제과는 20%, 태평양은 14.39% 상승했으며 삼천리와 대구가스도 10% 이상 올랐다. 지난주에도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신세계와 대구가스는 소폭 올랐으며 삼천리 웅진닷컴 신도리코 등은 종합주가지수보다 상대적으로 덜 떨어졌다. SK증권에 따르면 다우지수가 10,000선을 밑돌았던 지난 3월16일부터 4월9일까지 종합주가지수가 8%가량 하락했지만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이 거래소시장에서만 1백34개였다. SK증권은 이 기간 주가가 오른 종목중 차트 관심주로 대우조선 대우종합기계 대구가스 동원산업 웅진닷컴 현대모비스 동양제철화학 광덕물산 빙그레 S-Oil 한국철강 삼천리 계몽사 담배인삼공사 등을 꼽았다. 투자전략 =전문가들은 시장전체의 하락세가 두드러질 때엔 특별한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 아무리 신중을 기하고 조심스러운 매매를 한다해도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준범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약세장의 대안을 내수관련 실적우량주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이들 종목은 추세적으로 상승하면서 7월 이후에는 고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데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수나 시장 전체에 비해서는 견조한 움직임을 나타내겠지만 전고점을 돌파하면서 큰 수익을 올리기는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단기 낙폭이 컸던 종목의 경우 지수 급락에도 반등세를 노린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예상 수익률을 낮춰 잡고 개인 선호종목군을 중심으로 단기매매에 국한하는게 좋다"고 덧붙였다. 김석중 교보증권 상무는 "증시하락기에 강한 종목은 내수관련주와 유틸리티(전기가스)주들이 대부분"이라며 "내수시장에서 시장지배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고 현금성 자산이 많은 우량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