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일자) 경제지표는 최악으로 치닫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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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생산 98년 이후 최악(-5.9%),제조업가동률 29개월만에 최저(71.0%),설비투자 9개월째 감소(-10.3%).우울하기만 한 7월중 산업활동의 성적표에 이어 8월 수출이 1백19억1천7백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4%나 감소했다는 소식은 실물경기가 얼마나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지를 다시한번 확인시켜 준다.
8월의 수출실적은 실적 자체만을 놓고 볼 때 그렇게 비관적인 것만은 아닐수도 있다.
8월은 통상 하계휴가가 끼여있어 수출이 부진하게 마련이다.또 8월의 수출액이 7월보다 4억달러 이상 증가했고 몇개월째 커지기만 하던 감소폭도 7월의 20.5%보다 다소나마 줄어들었다는 것은 감소세가 '이제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는 관측을 가능케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수출이 벌써 여섯달째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데다 두달 연속 20% 안팎으로 크게 감소했다는 것은 다른 실물경기지표들과 연계해 볼 때 분명 예삿일이 아니다.
7월중 도소매 판매는 증가세가 2.5%로 둔화돼 그동안 국내경기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내수마저도 붕괴되는 양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 경제의 동반침체 국면이 심화되고 있어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의'심각한 불황위험'을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IMF관리체제를 벗어났다고 홀가분해한 것이 엊그제인데 속을 들여다 보면 내우외환에 처해 있는 것이 우리경제의 실상이다.
이처럼 위기를 피부로 느낄수 있을 정도가 됐는데도,앞장서 위기를 타개해야 할 정부와 정치권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안타깝다. 민심의 이반에 정부는 자신감을 잃고 우왕좌왕하고 있으며 때이른 선거정국에 휘말린 정치권은 국가경제와 민생은 내팽개친채 이전투구식 정쟁에만 매달려 있다.
경기진작을 위한 추경예산안의 국회통과가 계속 늦춰지고 있는데다 대우자동차 현대투신증권 등의 매각 협상과 하이닉스반도체 처리문제도 진통을 거듭하면서 위기의식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맞게될지도 모른다.
더 늦기전에 모든 경제주체들이 동참해 타개책을 마련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과감한 규제개혁과 강도높은 수출드라이브 등 기업 의욕을 북돋울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나와야 하며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신속히 마무리해 불안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무엇보다도,뒷전으로 밀려난 경제를 최우선 순위로 끌어올려 모든 에너지를 경제위기 극복에 결집시키는 국민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