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경기, L자형 장기 침체냐 U자형 점진적 회복이냐' 8월 수출이 6개월째 감소세를 보였지만 7월보다 감소 폭이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수출기업과 정부의 향후 수출경기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3.4분기 바닥권 진입후 점진적인 회복 흐름'을 주장하는 반면 대다수 수출기업과 민간 경제연구소 등은 '상당기간 부진세를 면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산자부 주장의 핵심은 8월 수출 감소율(-19.4%)이 7월(-20.5%)보다 개선됐을 뿐 아니라 수출액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수출 침체 흐름이 드디어 바닥을 쳤다는 것. 여름 휴가철인 8월 수출액이 7월 실적보다 적은게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올 8월 수출실적은 '점진적인 수출 회복을 위한 시발점'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올들어 반도체 수출 실적도 미미하긴 하지만 7월(8억8천만달러)보다 8월(9억2천만달러 추정)이 많다는 점도 수출 회복세 기대의 근거로 제시됐다. 반면 민간연구소 등은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 경기 부진이 적어도 올해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주력 수출품인 IT(정보기술)산업도 살아나지 않고 있어 회복세를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무역협회가 최근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업체의 67%가 수출회복 시점을 내년 1.4분기 이후로 꼽았다. 수출부진의 지속을 주장하는 측은 8월 수출감소율 둔화는 말 그대로 바닥권을 확인한 것일 뿐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지적한다. 수출 감소율이 지난 4월(-10.3%) 마이너스 10%대를 넘어선 뒤 6월(-14.3%)과 7월(-20.5%)에 계속 확대된 마당에 8월 소폭 개선된 수치에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8월 반도체 수출실적 역시 7월에 비해선 나아졌지만 지난해 8월(26억달러) 실적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현재 추세라면 정부가 지난 7월 한차례 하향 조정한 수출 목표 1천7백30억달러 조차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지난해 승승장구하던 수출이 한풀 꺾인게 반도체 가격 하락이 시작된 9월부터"라며 "따라서 지표상으로는 올 9월이후 수출감소율은 한층 둔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