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AIG(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 컨소시엄에 넘길 현대증권 우선주의 신주발행가격에 대해 정부가 하향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는 발행가격을 조정할 수 없다고 밝힌 현대증권 이사진에 대해 정부가 거의 공개적인 압력을 가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2일 "최근 현대증권 주가가 급락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현대증권이 이사회를 다시 열어 신주발행가를 낮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이사회 결의를 다시 한다고 해도 법률적으로 별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정부와 AIG컨소시엄측이 지난주 중반부터 양해각서(MOU) 체결에 따른 본협상에 착수한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관련, 현대증권 한 관계자도 "AIG와 정부가 가격을 조정하도록 합의하면 우리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해 신주발행가격 하향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정부가 AIG의 요구에 질질 끌려 다니면서 사실상 현대증권측에 발행가 조정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증권 주주들로선 제3자배정이 주식가치를 희석시키는 것이어서 이들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여 협상타결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