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감소, 전면적 경기침체 부른다" - 라이히 전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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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비자 지출이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해 경기 둔화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노동부 장관을 지낸 바 있는 로버트 라이히 브랜다이즈대학 교수는 2일자 뉴욕타임즈 기고를 통해 "기업들의 감원이 늘어 소비자들이 실업 위험을 점점 실감하고 있다"며 "그동안 경기의 버팀목으로 작용해 온 소비자들의 지출이 급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라이히 교수는 "보통 경기 둔화는 소비자들이 저축을 다 써 버리고 더 이상 돈을 빌릴 여지도 없어질 때 소비가 줄게 되고 이것이 기업 판매와 투자감소로 이어질 때 시작된다"며 "이 같은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지난 90년대 과잉투자를 해소하기 위해 투자를 줄이고 감원에 나서기 시작했다. 미국 기업은 지난 2/4분기만 해도 투자를 14.6%나 줄였으며 3월부터 7월까지 39만4,000명을 감원했다.
라이히 교수는 여기에 "지난 7월 발표된 기업의 추가감원 예정인원은 총 20만5,975명에 달해 앞으로 감원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 우려했다.
그러나 2/4분기까지만 해도 소비자들은 지출을 2.1% 늘리는 등 소비를 견조하게 유지해오고 있는데, 라이이 교수는 그 이유를 세금환급과 에너지 가격 하락 때문이 아니라 "10년간의 장기호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실업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호황시에는 실직을 해도 곧 다른 직장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실업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라이히 교수는 지난 주 발표된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91.2를 기록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등 소비자들의 심리가 극도로 악화돼가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소비자들은 이미 자동차 등의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또한 가계 부채가 늘고 있는 것도 우려할 점으로 지적했다. 소비자 신용대출은 작년 9.3% 증가했는데, 올해도 비슷한 속도로 늘고 있다는 것.
라이히 교수는 "소비자들의 소비마저 준다면 경기저점 논쟁은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며 "전면적인 경기침체로 빠져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추가적인 금리인하와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주문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