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1:42
수정2006.04.02 01:44
정부가 내놓은 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감세(減稅) 규모가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있는 5조원에 훨씬 못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과표 양성화로 인한 세수증대분까지 감안하면 실제 감면액은 "제로"에 가깝다.
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을 만들면서 "건전재정을 깨뜨리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대전제로 삼았다.
균형재정 달성이라는 대명제를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 얼마를 깎아주나 =정부는 내년도 분에서 1조9천억원의 세금을 깎아주기로 했다.
소득세 법인세 양도세 등에서 2조5천5백억원의 세부담을 줄이는 대신 비과세 및 세금감면 축소로 6천5백억원을 더 거둬들일 계획이다.
봉급생활자는 세부담이 평균 15% 낮아지고 자영업자는 12% 줄어들게 된다.
이를 두고 감세(減稅)라고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일부 세율을 낮추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 전체의 세부담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재경부는 지난해의 조세부담률 22%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소득세율은 낮아지지만 신용카드 사용 확대로 과세 대상이 늘어나기 때문에 국민 세금부담 규모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 경기부양효과 있나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에 대해 '매년 경감해온 수준 이내에서 세부담을 줄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부양용 감세'는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상대적으로 세부담을 무겁게 느껴온 근로자들과 세금성실납부 자영업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게 돼 경기부양 효과가 부수적으로 나타날 수는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경기부양 조치로 재정지출 확대보다는 감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부 여당의 선심성 예산집행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 균형재정이 정부 목표 =정부는 올들어 지난 7월까지 60조원의 세금을 거뒀다.
올해 세입예산 95조9천억원의 62.6%.
정부는 올해 세입이 계획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97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는 계속 악화되고 있지만 세수는 목표치를 훌쩍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늘어나는 세수 1조원을 올해 되돌려 주지 않고 내년으로 넘길 계획이다.
정부가 밝힌 내년 세금경감액 1조9천억원중 1조원은 올해 세수증가분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내년에도 과표 양성화로 세수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나머지 세금경감액 9천억원을 메우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3년 균형재정 달성이라는 정책 목표는 바뀌지 않았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