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로 나와 USPGA챔피언십 우승-알코올중독과 도박-재활훈련-이혼-다시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 우승-또 알코올탐닉-이혼과 재혼…'


세계 최고의 장타자이면서 기이한 행동으로 많은 화제를 뿌려왔던 '필드의 악동' 존 데일리(35·미국)가 모처럼 재기의 신호탄을 올렸다.


라이더컵 출전권 때문에 유럽의 간판스타들이 모두 출전한 유러피언 PGA투어 BMW인터내셔널에서 보란 듯이 우승한 것.


데일리의 이번 우승은 유럽투어 최소타 타이기록까지 세워 의미가 더욱 크다.


'4일 동안 실수는 단 두번뿐이었다'는 그의 말에서 보듯 컨디션도 최상을 유지했다.


데일리는 3일(한국시간) 독일 뮌헨CC(파72)에서 끝난 대회에서 4라운드 합계 27언더파 2백61타로 파드레이그 해링턴(아일랜드)을 1타차로 제치고 지난 95년 브리티시오픈 이후 6년 만에 우승감격을 맛보았다.


1백52번째 대회 만의 우승이다.


데일리는 최종일 해링턴과 엎치락 뒤치락 선두다툼을 벌이다가 공동 선두(26언더파)로 18번홀(파5)에 다다랐다.


데일리는 승부의 갈림길이 된 이 홀에서 '괴력의' 드라이버샷을 날렸고 두번째 샷을 그린에지에 갖다 놓은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았다.


데일리의 이날 2백61타는 지난 84년 제리 앤더슨이 유러피언 마스터스에서 기록한 유럽투어 4라운드 합계 최소타와 같은 기록이다.


데일리는 생애 최고액인 27만달러(약 3억4천5백만원)의 우승상금을 받았다.


그는 부상으로 받은 샴페인 한 병을 기자들에게 주어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통산 7승째.


지난 여름 네번째 부인을 맞이한 데일리는 "이제 내 인생을 같이 할 좋은 아내와 가족 친구들이 있다"며 "스스로 우승을 달성했지만 나를 기억하는 전세계 모든 팬들에게 트로피를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술을 끊고 몸무게도 20㎏이나 줄여 90㎏대를 유지하고 있는 데일리는 특히 올 들어 심기일전,집(아칸소주)에 연습 그린을 만들어 놓고 쇼트게임을 연마해 왔다고.


그는 몇년 전만 해도 귀가시간이었던 아침 6시에 일어나 웨지샷을 갈고 닦았다고 술회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