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한국남성 치고 고지혈증과 지방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드물다. 30대이상 남녀의 지방간 보유율이 90년 11.4%에서 지난해 22.6%로 증가하고 연간 4백50억원인 국내 고지혈증 치료제 시장이 연평균 20%씩 늘어난다는 통계는 두가지로 대표되는 성인병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전하고도 남는다. 고지혈증은 말 그대로 혈액중 지방이 많아진 상태다. 혈액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농도가 높아지면 끈적끈적한 물질이 혈관에 엉겨붙어 심장에서 온몸으로 뿌려지는 동맥과 뇌로 올라가는 경동맥, 다리로 흐르는 하지동맥 모두 노폐물로 가득해진다. 급기야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등 합병증이 생기고 미세혈관에도 영향을 미쳐 망막출혈 녹내장 신부전 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 유전과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에도 기인하지만 흡연과 비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다. 흡연자의 고지혈증 비율(27.5%)은 전체 평균(6.1%)의 4.5배고, 뚱뚱한 사람의 발생 위험은 일반인보다 2∼3배 높다고 한다. 중년에 혈중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기 쉽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바이엘의 고지혈증 치료약으로 전세계 6백만명이 복용했다는 바이콜(한국상품명 리포바이)이 복통 간수치 상승등 부작용을 보여 리콜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한 연구소에서 매일 사과 2개를 먹으면 고지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놔 화제다. 30∼57세 남녀에게 사과를 3주간 먹였더니 중성지방치가 평균 21%나 낮아졌다는 것이다. 사과가 몸에 좋다는 얘기는 어제 오늘 나온 게 아니다. 유럽에선 하루 사과 한 개만 먹으면 의사가 필요없다고 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예부터 아침사과는 보약보다 낫다고 얘기했다. 실제 사과의 칼륨성분은 체내의 염분을 배출시키고 구연산과 주석산은 몸안의 피로물질을 제거하며 섬유소는 장을 깨끗이 해준다고 한다. 사과를 많이 먹으면 '사과처럼 예쁜 뺨'이 된다는 말이나 병문안 때 사과를 들고 가는 일이 그냥 생긴 게 아닌 셈이다. 고지혈증 예방엔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이 최고라고 하거니와 우선 사과먹기라도 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