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고시를 준비하는 대학생 A씨는 고시학원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다이어리 크기의 단말기 하나를 꺼냈다. 오늘 예정된 행정학 강의를 예습하기 위해서다. 단말기에는 학원교재는 물론 토익 토플 등의 어학교재와 최근 취미로 읽기 시작한 무협지와 환타지 소설 등 전자책이 수 십권이나 들어 있다. 이 이야기는 먼 미래가 아니다. 당장 다음달부터라도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한국에서도 전자책 단말기가 상용화돼 이같은 라이프스타일이 실현될 전망이다. 한국전자북이 전용 전자책 단말기 "하이북"을 지난달(8월)말 선보였기 때문이다. 한국전자북은 설립된지 2년여 밖에 안 된 업체다. 하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전자책의 제작에서부터 단말기 제조에 이르는 토털 솔루션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하이북닷컴 북토피아 바로북 예스24 등 상당수 업체들이 한국전자북의 솔루션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자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미국에서도 한국전자북의 솔루션으로 만들어진 전자책이 선보일 예정. 이렇게 되면 한국에서 "하이북"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미국 전자책 사이트에도 접속,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영찬 대표는 세계적인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의 한국지사장으로 5년간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노키아 시절 그는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의 유통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전자책의 성장성을 믿었다. 결국 지난 1999년말 우연히 참석하게된 미 상무부 주관의 전자책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도비 IBM 등 세계적인 전자책 업체들의 기술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지난해 중반까지만해도 "대박"산업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전자책에 관한 세인들의 관심이 최근 낮아진 것에 대해 최 대표는 이렇게 설명한다. "지금까지는 시장 여건이 미흡했습니다.콘텐츠는 물론 전용 단말기도 없었으니까요.PC모니터나 작은 PDA화면에서 해적판 전자책만 유통돼 소비지들이 외면했지요" 하지만 최 대표는 "하이북"을 시작으로 올해 여러 전용 단말기들이 새로 선보일 예정이어서 새바람이 불 것으로 자신했다. 한국 전자책 시장 발전의 원년을 열겠다는 의지다. 한국전자북 역시 2년여 동안의 개발기간을 거쳐 선보인 "하이북"을 주력으로 올해 6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전자북(대표 최영찬)이 전자책 단말기 "하이북"을 개발해 최근 본격 시판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이북은 확정성표시언어(XML)기반을 채택해 다양한 형식의 문서를 변환할 수 있는 게 특징. 또 전자책 단말기외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MP3플레이어 일정 관리를 해주는 개인휴대단말기(PDA) 오디오 학습 및 게임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판매가는 39만6천원 정도다. (02)501-5858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