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우차 국제입찰에서 높은 가격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가됐던 포드사는 회계법인의 듀 딜리전스(due diligence.기업실사)후 인수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인수를 포기 하게된 정확한 경위는 알 길이 없지만 듀 딜리전스 결과가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을 것만은 분명하다. 듀 딜리전스는 국제비즈니스에서 최종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필수적인 절차이다. 듀 딜리전스란 어떠한 사업의사결정 이전에 적절한 주의를 다하고 계획을 수립하여 수행하여야 하는 주체의 책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소정 절차에 따른 조사행위라고 해석할 수 있다. 기업인수시의 듀 딜리전스는 인수자가 매도 대상 자산의 실존 여부,향후 수익 창출 가능성,부외부채 등을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수행한다. 인수자의 의뢰로 주로 회계법인에서 수행한다. 코스닥등록시 이런 역할은 주간사증권회사가 하게 된다. 발행회사가 주장하는 바를 적절한 주의를 가지고 실사하고 그 결과와 일치되게 회사의 예비심사청구서 또는 사업설명서가 작성되었는지를 검사하는 것이다. 코스닥등록시의 듀 딜리전스 필요성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째,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 코스닥공모시 투자자들은 회사의 사업설명서를 보고 투자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사업설명서의 내용을 신뢰하는 것은 주간사증권사의 듀 딜리전스를 거친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중요한 정보의 누락 또는 허위기재에 따른 주가하락으로 투자자가 손해를 입은 때에는 발행회사는 물론 주간사증권사에도 책임을 묻도록 되어 있다. 이 경우 주간사 증권사가 책임을 면하려면 소위 "듀 딜리전스 항변"을 해야 한다. 즉 "상당한 주의를 다했는데도 중요정보의 누락 또는 허위기재 사실을 알수 없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면책을 받을 수 있다. 둘째,코스닥 예비심사제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도 주간사 증권사의 듀 딜리전스가 필수적이다. 코스닥위원회는 등록청구기업의 면면을 짧은 심사기간에 모두 파악하기 어렵다. 등록요건 충족여부를 주간사증권사가 수행한 듀 딜리전스의 검증을 통해 판단할 수 있다면 등록심사의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이런 심사방법은 주간사증권사의 더욱 철저한 듀 딜리전스로 이어지게 되며 결과적으로 등록요건이 미비된 기업의 등록심사청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마지막으로 등록청구기업의 적정한 주식가치 평가를 위해 듀 딜리전스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합리적인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서는 회사가 제시한 장미빛 미래의 이면에 감춰진 위험요소를 상당한 주의로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처럼 투자자 보호,불필요한 예비심사청구방지,적정한 주식가치 평가를 위해서는 주간사 증권사의 듀 딜리전스가 필수적으로 선행되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듀 딜리전스 관행이 확고히 정착된 것 같지는 않다. 특히 예비심사청구전 등록요건 검증을 위한 듀 딜리전스가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금년들어 예비심사를 청구한 2백50개사중 약 10%에 가까운 24개사가 심사도 받기전에 예비심사청구를 철회 한 것이 이런사실을 뒷받침한다. 선진화된 증권발행시장이 되려면 듀 딜리전스 관행의 정착이 기본 요건이다. (02)3775-1012 박성호 < 공인회계사,SIPO컨설팅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