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 세계] '국제회의 기획사' : 대부분 20~30대..누가 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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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국제회의 시장 규모는 해마다 급속도로 커지고 있어 컨벤션 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추세에 맞춰 서울 일산 제주 부산 대구 인천 등 전국적으로 대규모 컨벤션센터 건설이 한창이다.
업계에 따르면 컨벤션센터 한개당 필요한 전문인력은 4천여명으로 추산된다.
이를 감안할 때 대부분의 컨벤션센터 건립이 완공되는 오는 2002년까지는 2만여명, 2009년까지는 4만여명의 전문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제회의기획사(PCO)는 약 4백명으로 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신규회의 개발과 유치, 기획 능력을 두루 갖춘 전문가를 비롯해 외국어 능력과 컴퓨터 운영능력을 지닌 국제회의 진행자 등은 크게 부족한데 비해 단순 보조인력은 오히려 넘쳐 나는 기형적인 인력구조를 보이고 있다.
60여개에 이르는 국내 국제회의 용역업체들도 영세성을 면치 못해 체계적인 인력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그야말로 인건비 빼먹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전문 업종으로서의 사회적 인지도도 매우 낮은 편이다.
국제회의기획사 자격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이 분야 전문가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사람들은 1백여명 정도를 들 수 있다.
20~30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여성이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내년에 관련 자격증이 신설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인터컴의 최태영(38) 사장은 국제회의 기획업체에서 '무서운 호랑이'로 통한다.
이 분야에서는 보기 드문 30대 사장이며 국제회의와 관련된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저돌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지난 85년 회사를 세운 이래 특히 자연과학과 의학 관련 국제회의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다.
99년 정부와 세계은행이 공동 주최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국제회의'를 비롯, 'IMF 2년 한국의 경제위기와 구조개혁 평가를 위한 국제포럼', 'APEC 서울포럼' 등 굵직굵직한 정부행사에서 기획력과 실력을 인정받아 재정경제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코리아컨벤션서비스 정현모(57) 사장은 한국 컨벤션 산업의 초기 개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1976년 국내 최초로 국제회의 용역업체(PCO)를 설립한 뒤 PCO를 정착시키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왔다.
조선호텔 출신으로 사교와 화술에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컨벤션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그는 각종 학회 참석과 강의활동을 통해 전문가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세계 임상병리학회 학술대회와 세계 핵의학 학술대회 개최를 준비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성 전문가로는 인세션의 김승미(43) 사장과 컨벡스코리아 김지명(53) 사장이 눈에 띈다.
국내 컨벤션 업계에서 당당히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김승미 사장은 프랑스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영어와 불어에 능통해 88서울올림픽에서 시상식 팀장을 맡기도 했다.
지난 96년 국제회의 대행사 인세션을 설립, 환태평양 정신의학회, 동남아 철강협회 회의 등을 성공적으로 유치했으며 현재 소아과 학회, 세계 유스호스텔 연맹회의 등을 준비하고 있다.
70년대 코리아타임즈에서 기자로 활동했던 김지명 사장은 외대 동시통역대학원 1기로 입학한 뒤 동시통역사의 길을 걷다 국제회의 분야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 통역을 담당한 국제행사만 1천4백여개에 이른다.
서울올림픽 기념 학술회의(1988년), 대통령 연두기자회견(1994~1997년), 1~5차 APEC 정상회담, 1차 ASEM 회의의 통역 책임을 맡았었다.
지난 5월 코엑스에서 열린 제13차 천연가스 국제회의 및 전시회(LNG13)를 성공리에 개최, 다시 한번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 미국 UNLV에서 컨벤션을 공부한 코엑스 전시컨벤션 마케팅팀 정인환 대리와 인터내셔널 컨벤션 서비스 홍은석 사장, 정 커뮤니케이션 김오경 사장, PCO 분과위원회 신중목 위원장 등이 잘 알려진 전문가들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