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건용 산업은행 총재가 시중은행의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처리와 관련, 잇단 '강성 발언'이 그 빌미가 되고 있다. 정 총재는 최근 들어 "하이닉스 처리는 구조조정의 원칙에 따라 풀어나가야 한다"면서도 "산은은 어떤 신규 지원에도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을 겨냥, "외환은행이 나설게 아니라 객관적 입장에 있는 재정주간사 살로먼스미스바니(SSB)가 나서서 전체 채권단의 합의를 도출해야 되고 그것이 안되면 법정관리도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채권은행뿐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들도 정 총재에 대해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하이닉스의 최대 채권자인 산은이 신규 지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은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라며 "산은이 하이닉스를 살릴 작정인지 죽이려고 하는 것인지를 잘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정 총재도 시중은행이 자신을 비난하고 있는데 대해 수긍한다는 입장. 그는 그러나 "국책은행인 산은 총재는 하이닉스 처리에 관한 한 수갑을 차고 있는 입장"이라며 "이런 사정을 이해 못하고 산은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은 돌아가는 판세를 잘 모르는 사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