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 채권단이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분위기를 잡아가고 있다. 일부 채권은행들이 아직 지원 여부를 숙고중이긴 하지만 주요 채권은행들 사이엔 지원 쪽으로 대세가 형성되고 있다. 채권단 지원의 최대 걸림돌중 하나였던 투신사들도 일단 지원에 동참한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는 다음주중 채권단 지원이 확정돼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채권은행중에선 한빛은행이 먼저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이덕훈 한빛은행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하이닉스를 살릴 방도가 있다면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특히 "하이닉스를 지금 포기하면 채권은행들이 존폐를 위협받는데다 보증 등이 걸려 있는 현대 계열사들도 함께 부실화될 수 있다"며 지원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은행권 전체 채권 6조5천억원중 12%(약 8천86억원)의 하이닉스 여신을 갖고 있는 한빛은행이 지원 의지를 분명히 한데 이어 다른 은행들도 지원 참여 방침을 밝히고 있다. 위성복 조흥은행장은 "출자전환의 방식 등에 일부 문제를 제기했으나 하이닉스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원칙엔 동의한다"며 "필요하다면 신규 자금을 포함해 하이닉스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주택은행장도 "주요 채권은행이 하이닉스반도체 회생에 대한 확신을 갖는다면 확실한 자금 지원을 통해 시장 불안을 해소해줘야 한다"며 지원 의사를 내비쳤다. 국민 신한은행 등도 하이닉스 지원에 반대하진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다만 최대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통상 마찰 등을 감안해 신규 자금지원은 하지 않되 출자전환 등엔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주요 채권은행들이 지원 쪽으로 방향을 잡음에 따라 내주 중 개최될 채권은행단 회의에서 하이닉스 정상화 방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산업 외환 한빛 조흥 국민 신한 등 6개 주요 채권은행들의 여신만으로도 채권단 합의선(75%)에 달해 지원 방안을 통과시키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투신사들도 금리 조정 등을 전제로 내세우고는 있지만 1조2천억원의 하이닉스 회사채 만기연장에 동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은행권 여신이 총 채권의 78%에 달해 제2금융권이 아무리 반대하더라도 대세를 꺾을 수 없다고 판단한 셈이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번주중 채권단이 세부적인 지원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한 뒤 빠르면 내주초 채권은행 대표자회의를 열어 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