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차익에 高배당 두마리 토끼 잡는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꿩 먹고 알 먹고" 초저금리 기조가 추세적인 움직임으로 굳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주식시장에 배당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은행 예금 금리 보다 훨씬 높은 배당수익률이 보장되는데다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노리려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어두운 경기 전망과 저평가된 국내 증시의 현실이 배당투자를 위한 훌륭한 조건을 만들어주고 있다.
경기 불황과 주가 횡보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속에서 마땅한 투자 종목이나 테마를 고르기가 어려워지면서 배당투자는 올 가을 증시의 최대 테마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은행 아닌 기업에 저축"하는 게 훨씬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시대가 찾아온 셈이다.
상반기가 "가치주 돌풍"의 무대였다면 9월 이후에는 "배당투자 전성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배당투자 여건 조성=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상장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자기자본)이 회사채 금리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보다 발행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게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ROE가 높다는 것은 기업의 이익이 늘어난다는 것으로 그만큼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배당률 상위 50개 상장기업의 평균 ROE는 7.8%로 3년 만기 회사채 금리인 연 7.3%를 앞지를 전망이다.
배당수익률(배당금/주가)도 작년부터 회사채 수익률을 앞서고 있다.
지난해 배당 성향이 높은 50개 상장사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1.3%로 회사채 수익률(9.3%)보다 훨씬 높았다.
◇배당투자 열기 고조=최근 들어 각 증권사 지점에 배당투자 요령과 유망 종목을 묻는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도 앞다퉈 배당 유망 종목들을 선정,경쟁적으로 고객들에게 자료를 돌리고 있다.
SK증권 분당지점 전종협 지점장은 "그동안 국내 투자자의 5∼10% 정도만 배당투자를 하는 등 배당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최근 주가가 장기 횡보 움직임을 보이고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내 기관투자가도 실적이 좋고 고배당이 예상되는 종목들에 대한 편입 비중을 늘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 배당투자 펀드까지 나와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투신이 지난 5월과 7월 각각 내놓은 배당플러스 펀드에는 현재 3백10억원 정도가 설정돼 있다.
7% 이상의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한다.
최근 횡보·약세장에서 배당플러스 펀드 1호와 3호의 수익률은 5%와 1.2%를 기록했다.
◇배당투자 요령=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고 있으면서 매년 꾸준하고 안정적인 배당을 실시해온 전통주가 배당투자에 안성맞춤이라고 조언한다.
삼성증권 이기봉 수석연구원은 "배당금과 순이익 변동폭이 크지 않고 경기 변동에 둔감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업종별로는 제지 화학 가스업종이 배당투자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배당투자와 시세 차익을 별개로 생각하다가는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부장은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상반기 영업실적이 좋으면서 단순 주가가 싼 종목을 골라야 한다"며 "현재가치와 미래가치 사이의 괴리가 큰 가치주가 배당수익률이 높은 배당 유망 종목"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