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에 대한 유혹은 마약과도 같습니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등록된 A기업의 박모(45) 사장은 "한때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 사장에게 유혹의 손길이 뻗친 것은 지난 3월말께.공장 증설에 따른 시설자금이 절실하던 때였다.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투자자들의 빗발치는 항의전화에 시달려온 박 사장으로선 거듭되는 작전세력의 달콤한 속삭임을 더 이상 뿌리칠 수 없었다. 작전은 일사불란하게 진행됐다. 박 사장은 직원들의 퇴직금 지급 등을 위해 차명으로 빼돌려 놓았던 30만주의 주식을 브로커가 지정한 모 증권사 지점에 예탁했다. 회사가 유보중인 50억원을 추가로 지원하는 것도 약속했다. 작전 기간은 3개월.자금은 총 1백억원. 매집과 주가 조작은 브로커가 전담하고 박 사장은 시장에 떠도는 호재설을 공시로 확인해 주는 역할을 맡았다. 1개월동안의 주식매집 과정을 거쳐 대규모 계약설이 공시로 나가면서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5월 들어 브로커측에서 당초 계획을 수정, 추가로 50% 이상을 끌어올린다는 통보를 해왔다. 그것을 믿었던게 화근이었다. 이후 브로커가 대주주 몰래 보유 주식을 모두 팔아치우고 잠적해 버려 박 사장은 50여억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