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전문기자의 '세계경제 리뷰'] 차기 다자협상은 '도하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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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Doha),앞으로 세계 언론에 가장 많이 등장할 지명중 하나다.
도하가 어디인가.
설명 없인 짐작하기도 어렵다.
도하는 카타르의 수도.
그러면 카타르는 어디에 있나.
버선 모양 같이 생긴 중동 아라비아반도의 버선코 쯤에 있다.
국토 면적이 한반도의 약 20분의 1(1만1천㎢),인구는 60여만명에 불과한 소국이다.
도하에는 34만명이 산다.
이 낯설고 조그만 항구도시가 도쿄나 뉴욕 파리 런던만큼 유명해지게 됐다.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의 이름이 '도하'라운드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는 11월9일부터 13일까지 이곳에선 제4차 세계무역기구(WTO) 총회가 열린다.
총회 목표는 우루과이라운드(UR)를 이을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즉 뉴라운드를 출범시키는 것.
1999년 11월 미국 프랑스 한국 등 당시 1백35개 WTO 회원국들은 시애틀에서 열린 3차 총회에서 뉴라운드를 출범시킬 작정이었다.
그러나 준비 부족과 견해차로 실패하고 말았다.
도하 총회에서 뉴라운드가 탄생할 경우 그 이름은 국명을 딴 '카타르'라운드보다는 도시 이름을 딴 도하라운드가 될 공산이 크다.
전례가 있다.
바로 앞의 제8차 다자간무역협상 명칭이 우루과이라운드가 아닌 푼타델에스테라운드가 될 뻔했다.
1986년 WTO의 전신인 가트(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총회가 열렸던 우루과이 휴양도시 푼타델에스테의 이름을 따 푼타델에스테 라운드라는 이름을 8차협상에 붙이기로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도시 이름이 너무 길고 발음하기에도 매끄럽지 않자 국명을 따서 우루과이라운드로 명명됐다는 후문이다.
7차 협상의 이름도 도쿄라운드였다.
물론 도하에서 뉴라운드가 출범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시애틀 총회 이후 2년새 1백42개국으로 늘어난 WTO회원국들의 입장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개도국과 저개발국의 관심사가 다르고 미국과 유럽의 속셈도 서로 부딪친다.
기술중심국 대(對) 농업중심국,자본수출국 대 자본수입국의 대결구도도 존재한다.
도하 총회가 결렬된다 해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도하가 적어도 연말까지는 세상의 주목을 받으며 지구촌의 명도(名都)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leeho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