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일자) 美정부 MS분할 포기의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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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가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반독점법 위반사건과 관련,MS의 회사분할안을 포기하고 최대한 빨리 종결짓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이로써 지난 98년 미 법무부와 19개 주정부가 소송을 제기한 이래 지루한 공방이 계속됐던 MS의 반독점법 위반사건은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진행되겠지만 이번 미 정부의 입장선회는 적지 않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우선은 작금의 세계적 경기둔화의 진원지가 바로 정보기술산업이고,가뜩이나 침체된 PC와 반도체 관련업체들이 MS의 새로운 운영체제인 윈도XP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상황임을 미국 정부가 십분 감안했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당국의 이런 판단은 결과적으로 윈도XP 출시를 둘러싼 외부적 불확실성을 그만큼 감소시켜 줄 게 틀림없다.
이외에도 미 법무부가 "MS를 윈도와 응용소프트웨어라는 두 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더 이상 모색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지난번 항소법원의 판결과 같은 취지지만 정부 스스로 그렇게 하겠다고 나선데 의미가 있다.
이는 부시행정부의 친기업적 정책기조와도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반경쟁적 행위는 그것대로 시정할 방안을 모색하되 기업분할 요구 등 경직적 접근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반경쟁적 행위의 시정과 관련해 "효과적인 시정책을 최대한 신속히 확보한다는 목표에 맞춰 사건의 단순화를 기하겠다"고 밝힌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빠른 기술혁신과 통합화 추세가 대세라면 이를 인정하면서 소비자 권익을 위한 미래지향적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응용소프트웨어의 경쟁이 촉진되도록 MS의 독점기반인 윈도의 소스코드를 개방하는 방향에서 그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이 많다.
이미 윈도XP라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마당에 과거의 제품들과 관련된 사건에서 해법을 찾는다 해도 효용성에 한계가 있을게 분명하고 보면 새로운 게임의 룰을 찾는 게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번 미 법무부의 입장선회에 이어 조만간 마련될 것으로 보이는 해결책은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인 만큼 우리 업체들도 귀추를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경기상황을 감안해 정책의 융통성을 발휘하고,과도한 개입을 자제하면서 단기적 처방보다는 미래지향적 방향에서 해법을 모색하려는 미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우리 정책당국도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