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대리인은 싫다 .. '한광옥대표 내정에 與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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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민주당 내 '역풍'이 거세지고 있다.
총리와 당대표 인선 결과가 대대적 당정쇄신을 요구해 온 당의 입장과는 거리가 멀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당·청 갈등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반발 파장은=소장파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초선의원 12인으로 구성된 '새벽21(회장 박인상)'은 7일 아침 모임을 갖고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의 대표인선을 성토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당은 당·정·청의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했고 그 핵심은 '더 이상 대통령 대리인인 대표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었다"고 지적하고 "의원 전체의 의견과 여러차례 당회의 결과가 무시될 경우 우리는 중대 결심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이호웅 김성호 정범구 의원은 "국민과 함께 하겠다는 약속에 충실하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라며 "대통령 측근(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 지칭)이 당 대표로 임명될 경우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신기남 천정배 추미애 정동채 의원 등 재선의원 5명도 이날 오후 모임을 갖고 "쇄신을 바라는 민심을 외면한 채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사람들은 당원과 국민 앞 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청와대 보좌진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한편 민주당은 일부 최고위원들의 요구에 따라 8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지도부 진화와 전망=한 대표 내정자와 동교동계가 적극 진화에 나섰다.
한 내정자는 이날 국회 운영위에 출석한 뒤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접촉,"(반발 의원들의)얘기를 들어보겠다.
설득하면 잘 될 것"이라며 당 장악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동교동계도 이번 인사가 계파갈등으로 비쳐지자 발걸음이 빨라졌다.
한화갑 최고위원은 측근들에게 신중한 처신을 당부했고,구동교동계도 소장파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반발이 기본적으로 현 시국에 대한 여권 수뇌부와 소장파간의 인식차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장기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소장파는 지난 5월 전면적인 인적쇄신을 요구한 '거사' 이후 쇄신내용에 따른 '추가행동' 추진을 내비쳐 왔다.
따라서 '자리교체'수준에 머무른 이번 인사에 대한 반발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인선 과정에서 동교동 구파가 한 실장을 민 반면 신파는 한 최고위원을 지원하는 등 힘겨루기 양상을 보여 자칫 동교동 내부의 갈등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
이재창·윤기동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