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유럽은 저마다 나노기술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선택과 집중'이 아닌 '모든 가능성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나노기술 전 분야에 걸쳐 광범위한 투자를 통해 기술 주도권을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지난해 1월 '국가나노기술주도전략'을 수립했다. 미국 국회도서관의 모든 장서들을 각설탕 크기의 메모리에 저장하고 원자,분자 단위에서 생물체를 조립하는 기술을 확보하며 몇 개의 암세포도 검출할 수 있는 초고감도 생체센서를 개발하겠다는 내용 등을 담은 비전을 세웠다. 이를 위해 △범부처간 역량 집중 △나노 단위 합성과 기술의 이해 △산·학·연 공동네트워크 구성 △나노 산업인력 육성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예산이 4억9천5백만달러이며 내년 예산 요구액은 5억1천9백만달러에 달한다. 민간부문의 예산은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1980년대 초부터 연구를 시작해 나노소자의 일부 분야에서는 미국보다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는 일본에서도 지난 97년 나노 관련 예산이 1억달러를 넘어섰다. 통산성 주도로 10년간 2억2천만달러가 투입되는 나노 연구과제가 진행되고 있으며 정부출연 연구기관 및 도쿄대 등 대학에도 막대한 자금이 뿌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국가 대기업 연구소 등이 연합해 나노구조 연구 등 7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997년 EU전체의 나노 투자는 1억2천8백만달러였으며 독일은 연간 5천만달러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