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1:57
수정2006.04.02 02:00
최근 수년간 계속된 미국의 부동산 가격상승세가 꺾이면서 부동산업자들이 매매시점을 둘러싸고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각 지역 부동산업계와 투자자들은 값싸게 부동산을 매입할 기회를 노리면서 자금을 비축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들은 주로 사무실 빌딩과 쇼핑센터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들은 가격이 하락, 상대적으로 투자수익률이 올라가는 빌딩을 탐내고 있다.
부동산투자업체 코거 에쿼티의 CEO인 톰 크로커는 "매수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 투자적기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 12~24개월 동안 매수자 중심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조사기관 CB리처드엘리스 서비스에 따르면 미국의 부동산시장은 지난해 정점을 지나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4분기 말 교외의 A급 사무실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하락한 평방피트(약 0.028평)당 1백90달러로 집계됐다.
하지만 도심의 사무실은 큰 가격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용 빌딩가격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으로 움직이는 편이지만 하락추세만은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CB리차드엘리스의 투자담당 이사 다니엘 오코너는 "전체적으로 교외 지역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코너는 그동안 빌딩 신축에 따른 가격조정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코너는 "투자자들이 이번에는 가격이 지나치게 많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매수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회를 노리고 있는 부동산투자기업중 SL그린리얼리티는 맨해턴에 B급 빌딩을 매입하기 위해 7월 신주발행을 통해 3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회사는 12~18개월내에 빌딩을 매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기업 쇼렌스타인도 자기자본 7천5백만달러를 포함한 6억달러의 투자펀드를 구성, 미국 주요 메트로폴리탄의 A급 빌딩을 구입할 예정이다.
쇼렌스타인의 회장인 더글라스 쇼렌스타인은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예전보다 상당히 줄었다"며 "1년전 보다 훨씬 유리한 상황에서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부동산업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투자펀드 블랙스톤의 수석 매니저 토머스 세일렉은 "부동산 보유자들은 가격하락으로 매도를 꺼리고, 사려는 사람은 추가하락을 기대하고 있어 거래가 한산해질 것"이라며 "또 한번의 부동산가격 하락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 정리=국제부 inter@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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