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져 가는 하늘을 보니 한가위가 턱 앞에 다가왔음을 느낀다. 산과 들에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을 맛보려는 행락객이 넘쳐난다. 또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와 벌초에 나서는 인파도 많다. 벌초는 여름철 조상의 묘와 그 주위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손수 솎아내며 살아 생전의 기억과 은덕을 떠올리는 일종의 '의식'(儀式)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처지를 점검할 수도 있다. 온갖 악재가 주식시장을 난타하고 있다. '곧 방향을 틀겠지'하고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투자자의 가슴도 숯덩이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웃자란 부분과 잡풀을 베어내야 잔디가 더 싱싱해진다. 비만을 걷어내야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이치와 같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