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들 법정대응도 불사" .. 현대證, AIG案 수용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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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 지난 8일 저녁 시내 모처에서 등기임원과 사외이사 몇명이 모여 국가경제를 위해 AIG와의 협상을 깨뜨릴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현대증권의 모이사는 9일 AIG컨소시엄에 넘길 우선주 발행가격을 결국 AIG의 요구대로 주당 7천원으로 낮추기로 방향을 전환한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당초 신주 발행가격의 하향 조정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던 현대증권이 태도를 바꾼 것은 AIG측의 요구를 받아들인 정부가 현대증권에 이를 수용하라고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외신들이 AIG 관계자 말을 빌려 "현대증권이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한데 대해 "현대에서 그렇게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해 사전에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현대증권은 앞으로 주가가 7천원대로 하락할 경우 이사회를 정식 소집해 AIG측에 넘길 우선주 발행가격 8천9백40원을 7천원으로 낮추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AIG의 협상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와 AIG가 맺은 양해각서(MOU)에 따라 본협상 완료시한(10월말)은 지켜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이 법적 대응 불사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7천원을 고집한 AIG의 속사정 =AIG가 현대증권 인수가격을 주당 8천9백40원이 아닌 7천원을 고집한 데는 이유가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GE캐피탈 위스컨신주연기금 캘리포니아주공무원연금공단 등과 AIG의 이해관계가 달랐기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AIG가 컨소시엄을 구성할 당시 참여자들에게 연 9%의 확정 수익률을 약속했던 것이 7천원을 고집한 이유"라고 밝혔다.
소액주주의 움직임 =현대증권이 AIG가 제시한 대로 5백억원어치의 주주배정 증자를 AIG와 똑같은 가격에 참여키로 한데 대해 큰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현대증권 소액주주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장하성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은 "현대증권의 소액주주 배정 증자 여부와 관계없이 현대증권이 현대투신증권에 출자하기 위한 증자를 강행할 경우 증자금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