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조소프라노 제니퍼 라모어(43)가 오는 22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독창회를 연다. 지난해 5월 LG아트센터 개관 기념공연 때 소프라노 홍혜경과 듀오 콘서트를 가졌던 라모어는 음악적 기량이 세계 정상급인 것은 물론 '이 시대 가장 아름다운 메조콜로라투라'(르 몽드지)로 불린다. 다소 음울하면서도 매력적인 음색의 낮은 톤,잘 닦여진 중간 음역,화려한 절정부 등을 고루 갖춘 음악성에다 정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력이 돋보인다. 특히 낮은 음역에서의 발성이 뛰어나 남성대역도 쉽게 해낸다. 그녀가 남성 시저역을 맡은 오페라 '줄리어스 시저' 앨범은 그라모폰상을 수상했다. 라모어는 이번 공연에서 헨델의 오라토리오 '헤라클레스' 중 '어디로 날아가리'와 로시니의 성악곡 '베네치아의 곤돌라 경주' 등을 들려줄 예정.또 바버의 '고독한 호텔', 듀크의 '천문학자', 드뷔시의 '아름다운 저녁''로망스''종',바일의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등도 노래한다. '어디로 날아가리'는 영화 '파리넬리'에서 카스트라토(거세한 남성 가수)가 불렀던 곡으로 요즘에는 메조소프라노 혹은 가성을 훈련한 카운터테너가 대신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들 곡은 대부분 라모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들이다. 그는 "내가 즐겁게 부를 수 있다면 팬들도 흥겨울 것"이라면서 "이번 곡들은 음악적 깊이도 상당해 도전욕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로시니곡은 내 감성에 가장 잘 맞으며 귀가 아릴 정도로 아름답다"고 덧붙였다. 미국 버지니아 태생인 라모어는 지난 86년 프랑스 니스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티토 황제의 자비'에서 세스토역을 맡으면서 화려하게 데뷔한 이래 로시니,벨리니,모차르트,헨델 등의 오페라 작품을 통해 주로 유럽에서 활동해왔다. 지난 94년 텔덱 레이블과 전속 계약을 맺고 20여장의 음반을 발표했다. 홍혜경과 오페라 아리아를 함께 부른 듀엣음반 '벨레짜 보칼레'도 그중 하나.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폐막식에서는 올림픽찬가를 부를 만큼 미국에서는 대중적 인기도 누리고 있다.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겠다는 야심이다. 라모어는 "지난해 내한공연 때 따스한 환대,멋진 홀의 음향으로 객석이 멀지 않게 느껴졌다"며 "이번 독창회에선 객석과 음악적 교감을 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02)720-6633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