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개장 직후 1,287∼1,288원 언저리에서 둥지를 틀고 있을 뿐 활력을 찾기 어렵다. 지난주 말 달러/엔 환율의 하락이 달러/원 환율의 내림세를 이끌고 있으나 국내외 증시의 급락이 아래쪽을 제한하고 있다. 대우차, 현대투신 등 구조조정 현안에 대한 기대감은 시장에 크게 반영되지 못한 채 변동성이 위축된 장세가 될 전망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현재 전날보다 2.10원 내린 1,288원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 금요일보다 3.10원 낮은 1,287원으로 한 주를 연 환율은 이를 저점으로 낙폭을 줄이며 10시 22분경 1,288.30원까지 되올랐다. 그러나 대체로 1,288원을 경계로 좌우횡보하는 장세가 뚜렷해 추가 상승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1,288원을 경계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정도.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환율은 달러/엔 환율의 급락에 크게 반응하지 않고 소폭 내려 1,289/1,291원에 마감한 분위기가 이어진 셈. 이 시각 현재 119.99엔을 가리키고 있는 달러/엔 환율은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담에서 폴 오닐 미국재무장관이 강한 달러 정책의 유지를 시사하고 구로다 일본 재무성 재무관이 이날 엔 약세 조장을 위한 발언을 했음에도 달러/엔은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주목을 받지 못하는 변수다. 거래소에서 61억원의 주식순매도인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는 10억원의 순매수를 보여 지난주 후반이후 사흘 내리 매도 우위의 장세를 잇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개장초 포지션이 약간 남는 상태로 시작했으나 결제가 나오면서 균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달러/엔이 떨어지고 방향이 없으나 오후에 유럽장으로 넘어갔을 때 어떻게 바뀌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중에는 1,286∼1,289원 범위에서 지지될 것으로 보이며 달러/엔이 다시 119엔대로 가면 소폭 흘러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철저히 달러/엔에 연동되는 장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