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 1만엔선 붕괴가 임박해지면서 세계증시가 불안에 떨고 있다. 닛케이주가 1만엔 붕괴는 지난 3월 미국 나스닥주가 2,000선 붕괴나 다우지수 10,000선 함몰 못지 않은 충격을 세계증시에 줄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로서는 1만엔선 붕괴를 시간문제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에다 무역흑자 급감, 소비감소, 기업 감원사태,금융권의 막대한 부실채권 등 지금 일본경제는 악재란 악재는 다 겪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 경제의 나쁜 점들이 일본에 모두 몰려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대했던 고이즈미 총리의 과감한 경제개혁도 지연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일본증시가 현재 기댈 곳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앞날을 비관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도쿄증시의 회복기회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일본정부는 기업들의 대미 수출확대를 통해 경제회생을 기대해 왔다. 그러나 지난 8월 미국 실업률이 폭등, 미국민들의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기업들의 대미 수출확대는 단순한 희망사항으로 그칠 전망이다. 다행히 고이즈미 총리가 10일 주가속락사태를 주시하고 있으며 사태를 우려한다고 언급한 것에서 투자자들은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가 조만간 획기적인 경기대책이나 증시부양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이날 시장에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일본정부가 특별히 새로 내놓을 대책이 없다는 점을 들면서 주가의추가 하락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전문가들은 12일 도쿄를 방문하는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이 일본경기 회복을 위해 엔화약세(엔저)를 용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경우 증시가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주말 엔화는 달러당 1백21엔선까지 하락해 주가를 띄우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경제의 침체우려가 높아지면서 다시 엔화는 강세(달러약세)로 돌아서 1백19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엔고는 일본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증시의 악재다. 따라서 오닐 재무장관이 미국정부의 엔저용인 방침을 공식적으로 표명할 경우 단기적으로 일본주가의 회복은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세계증시는 오닐 장관의 일본방문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