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의 성공신화 뒤에는 가냘픈 여비서가 있었다'. '20세기 최고의 기업인'으로 추앙받는 잭 웰치(65) 제너럴일렉트릭(GE) 전 회장. 최근 퇴임한 그는 일약 '세기의 스타'로 떠올랐지만 그의 뒤에 '로잔 바도스키'(45)라는 뛰어난 여비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GE를 세계 최대 기업으로 만든 데는 웰치 전 회장의 비서 바도스키의 헌신적인 보좌가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바도스키는 세이크리드 하트대(코네티컷주)에서 2년 과정만 마친 후 1975년 GE에 비서로 입사했다. 이후 10여년에 걸쳐 모교의 야간대학에서 경영학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바도스키가 웰치를 만난 것은 웰치가 회장이 된 7년 후인 1988년. 당시 GE 관리직으로 새출발하려던 그는 웰치의 부름을 받고 회장의 '손발'로 변신했다. 회장 비서생활 13년간 바도스키는 회의 시작 전 웰치의 눈빛만으로 회의가 길어질지 짧아질지를 판단,다음 스케줄을 잡았다. 그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모든 내용을 웰치가 30초 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 이를 위해 그는 7시30분에 출근,9시에 퇴근했다. 휴가는 물론 주말도 따로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직 결혼도 하지 못했다. 6년전 웰치의 해외출장 때는 16㎏짜리 컴퓨터 2대를 들고 다니면서 수행했다. 그야말로 '움직이는 사무실'을 구현했던 것. 요즘 출시되는 최신형 컴퓨터로 치면 10대를 들고 다녔던 셈이다. 인터넷에 익숙하지 못한 웰치를 위해 최근 e메일 관리도 시작했다. 빌 게이츠 등 지인들로부터 날아온 메일을 가장 먼저 읽는 이도 그다. 항상 희생만 따르는 것은 아니다. 바도스키의 연봉은 약 10만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억달러가 넘었던 웰치와는 상당한 차이가 나지만 비서로서는 적지 않은 액수다. 또 웰치가 직접 집을 골라줄 정도로 둘 사이는 격의없는 친구가 됐다. 은퇴 후 경영컨설턴트로서 새 인생을 시작한 웰치는 바도스키를 개인비서로 재고용할 만큼 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웰치는 지난해 뉴스위크와의 회견에서 "바도스키는 내 오른팔이자 왼팔"이라고 평가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