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40여일중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종합지수는 540선에 가까스로 걸쳤고 코스닥지수는 61선으로 내려앉았다. 최근 해외 증시 폭락에도 상대적으로 단단한 모습을 보이던 증시는 하이닉스 지원 채권단 회의가 지연된 데다 대우차 매각 결렬 루머가 돌면서 구조조정 기대감과 함께 내림세를 탔다. S&P의 일본 신용등급 하향으로 외환 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인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11일 종합주가지수는 540.57로 전날보다 10.16포인트, 1.84%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0.82포인트, 1.31% 하락한 61.80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뉴욕 증시 혼조에도 불구하고 나스닥지수가 닷새만에 반등한 영향으로 오름세로 출발했다. 또 끝을 모르고 내리막을 걷던 닛케이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오름세를 강화하는 듯 했다. 그러나 5일선 돌파에 실패하면서 주중반 이후에 몰려 있는 선물옵션만기, 미국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발표를 앞두고 지수관련 대형주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틈새 종목군이 형성되며 광우병수혜주, 일부 자산주와 제지주 등을 중심으로 빠른 순환매가 일며 종목별 장세가 전개됐다. 오후 들어 최근 투자 심리의 바로미터인 하이닉스가 단기 급등에 채권단 지원 지연, 신용등급 하향 등에 따른 부담이 더해지면서 하한가로 추락, 엿새만에 내림세를 보이면서 대중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여기에 막바지에 치달은 것으로 알려졌던 대우차 매각 지연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구조조정 관련주가 대부분 하향 곡선을 그렸다. 또 신용평가회사인 S&P가 이날 구조개혁에 대한 기대가 줄고 있다며 일본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면서 투자심리를 얼렸다. 이후 외국인 매도와 프로그래 매도가 확대, 삼성전자 등 지수관련 대형주가 낙폭을 키우면서 한때 54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업종별로는 성창기업과 제지주 강세에 힘입은 종이목재업종이 1.68%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업종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특히 건설, 은행, 증권 등 대중주가 급락한 가운데 전기전자, 운수장비, 전기가스업종 등도 큰 폭 내렸다. 지수관련 대형주는 삼성전자가 19만원대 아래로 내려섰고 한국전력, 한국통신공사, 포항제철 등이 2%∼3% 약세권에 머물렀다. 국민, 주택은행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합병 승인에도 불구하고 3% 이상 급락했고 현대차는 대우차 부평공장 위탁경영설이 돌면서 3.49% 급락했다. SK텔레콤은 위성발사 추진을 재료로 장초반 깜짝 반등했으나 1.43%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에서는 기아차, 신한지주, 담배인삼공사 정도가 오름세를 보였다. 하이닉스가 하한가를 맞았고 대우차판매, 쌍용차 등 관련주도 내림세에 합류했다. AIG의 요구를 수용키로 한 현대증권은 이사회 결의가 가능한 가격대에서 멀어지며 소폭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구제역 예방에 사용되는 생석회를 생산하는 백광소재가 일찌감치 가격제한폭을 채웠고 사조산업, 동원수산, 대림수산, 오양수산, 신라교역 등 관련주가 줄줄이 상한가에 올랐다. 환경부의 수돗물 바이러스 가능성 언급으로 웅진코웨이가 6.12% 오른 것을 비롯, 동원산업, 풀무원, 진로 등이 강세를 보였다. 대우전자는 무세제 세탁기 시판을 재료로 이틀째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근화제약은 누에그라 주문 폭주 소식에 상한가에 자리 잡았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6억1,142만주와 1조6,368억원으로 전날 수준을 웃돌았다. 투자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3억원과 75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이 열흘째 매수우위를 나타내며 154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도는 281억원 출회됐고 매수는 193억원 유입됐다. 시장에서는 장후반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540선을 지켜낸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구조조정 가속화 기대감이 꺾이면서 '단독행동'의 기반이 무너진 만큼 추가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내부적으로는 하이닉스가 하한가로 추락한 데다 대우차와 관련된 좋지 않은 루머가 돌았고 외부에서는 일본 투자등급 하향으로 국내외 여건이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구조조정 관련주, 건설주 등 최근 장세를 지지하던 종목군으로의 매수세가 약화돼 540선 붕괴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뉴욕 증시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현금 확보에 주력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시장의 방향성은 일단 아래로 잡힌 듯 하다"면서도 "올들어 박스권 하단부를 형성한 520선이 강력한 지지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래쪽으로 공간이 넓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물옵션 만기를 앞두고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도 점쳐진다"며 "선조정 받은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매수 기회를 탐색할 시점"이箚?진단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