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황선홍(가시와), '독수리' 최용수(이치하라)의 투톱 출격. 오는 1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아프리카의 축구 강호 나이지리아의 1차 평가전에 출전할 '베스트 11'의 밑그림이 대략 그려졌다. 전반적으로 송종국(부산)과 김남일(전남)이 미드필드에 배치돼 공수를 조율하고 황선홍과 최용수가 투톱으로 나서 골 사냥에 나서는 형태다. 이같은 베스트 11의 윤곽은 11일 대전월드컵보조경기장에서 전술훈련과 병행해 열린 대표팀 자체 청.백전을 통해 나타났다. 백팀 선수들을 보면 4-4-2 포메이션 아래 황선홍이 '처진 스트라이커'로 뒤로 한발짝 물러선 가운데 최용수가 최전방에 배치됐고 안효연(교토)과 이을용(부천)이 양날개로 기용됐으며 최성용(린츠)도 오른쪽 윙백으로 자리잡았다.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이 1차전은 '일본파' 위주로 팀을 짜겠다고 공언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틀 앞으로 다가온 실전을 대비, 선발 출전할 선수로 백팀을 구성했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연습경기 내내 감지됐다. 히딩크 감독은 백팀 위주로 경기를 진행시키면서 유독 최용수, 김남일 등 백팀선수들의 움직임을 세세히 관찰하면서 위치 선정이 잘못됐을 경우 곧바로 경기를 멈추고 이를 지적했고 몸싸움과 볼 트래핑 방법을 교정시킨 대상도 백팀 선수였다. 특히 최용수에게 적지않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노하우'를 전수했고 최용수-황선홍의 콤비 플레이에 관심을 보였다. 이밖에 백팀에서는 서덕규(울산), 강철, 김태영(이상 전남)이 최성용과 함께 포백을 이뤘고 서동명(전북)이 골문을 지켰다. 이날 히딩크감독의 일거수 일투족을 고려하면 백팀 선수들의 1차전 선발 출전은 기정사실인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번 평가전도 공격진과 수비진의 문제점을 점검하면서 선수별 능력을 테스트하는 차원이어서 최성용과 일본파를 제외하고 국내 선수의 기용은 유동적일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유럽전지훈련을 통해 히딩크의 신임을 산 이천수(고려대), 국내 프로축구에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서정원(수원), 최태욱(안양), 이동국(포항)도 1차전에 당장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대전=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