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 '시련과 적응'..'경쟁'키워드 통해 동양문명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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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년 박사는 "동서문명과 자연과학""자본주의는 왜 서양문명에서 발전했는가"등의 저서를 통해 탁월한 통찰력을 지닌 독창적 사상가요 역사학자임을 인상적으로 입증해 보인 바 있다.
이번에 그가 내놓은 "시련과 적응-보편사적 시각에서 이해한 중국문명"(분도출판사,1만2천원)은 앞의 두 저서를 통해 체계화했던 역사이해의 틀을 중국문명에 적용하여 풀이하면서 보다 심화시킨 것이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 앞에 거대한 모습으로 새롭게 솟아오르고 있는 중국의 참모습에 대해 독자들이 올바른 이해를 갖도록 만들어 주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자에 의하면,중세 말기에 이르기까지의 장구한 기간 동안 동아시아 문명권보다 뒤떨어진 모습을 보여주었던 서양문명권이 자본주의를 앞질러 발전시키고 근대화의 챔피언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데는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지만,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전체 문명 속에서 "경쟁"이 차지하는 무게이다.
그는 이처럼 경쟁의 존재가 역사 속에서 가지는 중요성에 착목함으로써 마르크스,막스 베버,니덤 등의 업적으로 대표되는 기왕의 동.서문명 비교론에 보편적으로 내재된 모순과 허점들을 극복한 이론체계를 구성해낼 수 있었던 셈이다.
"시련과 적응"을 읽어 보면,고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역사가 전개되어 온 과정 전체가 그의 이러한 이론체계를 뒷받침해 주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앞에서 나는 이 책이 중국의 참모습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지만,조금 더 시야를 넓혀서 관찰해 보면 세계문명 전체의 과거와 현재,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올바른 심층적 이해를 갖추도록 안내해 주는 책임을 깨달을 수 있다.
안이한 심정적 이상주의나 사회주의적 편견,보수적 고정관념들이 참다운 의미에서의 진보를 완강하게 가로막고 있는 오늘 우리의 현실 속에서 이 책은 귀중한 계몽적 의의를 지닌다고 말할 수 있다.
끝으로 유명한 중국 소설 "삼국지연의"에 대해 이 책만큼 뛰어난 해석을 보여준 글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덧붙여 언급해 두고자 한다.
이동하 < 서울시립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