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陽豈是曾私照 태양기시증사조 何獨玆花感舊恩 하독자화감구은 日暮西風慘淡裏 일모서풍참담리 依依猶欲送黃昏 의의유욕송황혼 .............................................................. 태양이 어찌 사사로이 비추었으랴/이 꽃은 뭣 때문에 그 은혜 못 잊고서/해질녘 쓸쓸한 바람 속에/고즈넉이 지는 해를 바라만 보고 섰는가. .............................................................. 명 전사승(錢士升)이 지은 '해바가기 秋祭'시이다. 가을에 피는 꽃 가운데 해바라기는 키가 제일 크다. 능소화(凌 花)는 담장이나 기둥을 카고 뻗어 하늘을 향하지만 홀로 서는 꽃이 아니고,나팔꽃도 줄기를 뻗어 떨기로 피는 것이어서 그 기상이 해바라기와는 사뭇 다르다. 해바라기는 시골집 토담 한쪽 구석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고 종일토록 해를 바라보며 서 있어서 충절의 상징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첨꾼의 비굴한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이병한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