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뉴욕장에서의 엔화 약세 진전이 이레째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장중 5주중 최고치까지 올라선 환율로 인해 업체의 네고물량 출회가 저울질되고 있으나 시장 전반에 깔린 달러 매수(롱) 마인드는 여전하다. 달러/엔 환율의 추가 상승 여부가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12일 미·일 재무장관 회담은 시장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1,290원이 단단하게 지지되는 가운데 1,295원 상향돌파 시도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70원 오른 1,294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개장초 잠시 1,292.50원으로 내려서기도 했던 환율은 대체로 1,293원선을 주 무대로 흐르고 있다. 장중 등락은 1.70원에 불과할만큼 변동성은 크지 않은 상황. 전날보다 2.80원 오른 1,293.1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92.50원으로 미끄러졌다가 되오르기 시작했다. 역외선물환(NDF)환율이 엔화 약세를 반영, 1,294.30원에 출발해 1,293/1,295원에 마감하고 달러/엔이 이날 121엔대를 점유하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결과. 달러/엔의 추가 상승을 반영, 10시 25분경 1,294.20원까지 고점을 높인 환율은 차익실현 매물, 업체 네고물량 등에 되밀려 1,292원선 후반으로 미끄러지기도 했다. 그러나 오전장 마감을 앞두고 달러/엔이 121.30엔대까지 되오르자 1,293원선을 회복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294∼1,295원 사이의 레벨마다 물량이 포진하고 있어 적극적인 상승은 버겁다"며 "다만 오후에 달러/엔이 121.40엔에 버티고 있는 매물벽을 돌파하게 되면 달러/원도 1,295원을 뚫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미·일 재무장관 회담에서는 '엔화 강세가 도움이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환율에 대한 논의가 있던 없던 암묵적으로 달러 강세를 유도할 것"이라며 "오후 거래는 1,293∼1,296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 분위기가 아래쪽으로 다지면서 상승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위쪽으로 테스트를 하면서 금요일 미국의 주요지표 발표까지는 강보합권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엔 환율은 낮 12시 2분 현재 121.30엔이다. 10일 뉴욕 증시가 지난 금요일의 하락세를 딛고 보합세로 진정되자 달러/엔은 121엔으로 오름세를 띠며 마감했으며 도쿄에서 한때 121.30엔대로 오르는 등 오름세를 탔다.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과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이 12일 회담에서 엔화 약세를 위해 양국의 협조개입을 결정하리란 예상과 오닐 재무장관이 자국 제조업체의 반발을 의식해 이 같은 결정을 꺼릴 것이라는 전망이 맞물리고 있다. 업체들은 기준율 1,288.70원보다 월등히 올라선 레벨이라 1,294원원선에서 물량을 내놓거나 그 이상에서 매물을 대기시키면서 물량 출회 의사를 보이고 있다. 환율이 이레째 오르고 있어 추가 상승의 여지가 남아있는만큼 쉽게 매도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역외세력은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아 관망세가 짙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하루만에 주식 팔자에 무게중심을 옮기며 같은 시각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3억원, 25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중이다. 환율과는 동떨어진 흐름.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