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하지 않는 상황이 향후 상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증시가 세계 경기 침체 우려와 나스닥, 닛케이 등 해외 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하방경직성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것을 두고 한 증권사 데일리에서 하락을 경계하라며 지적한 말이다. 실제로 최근 증시의 흐름은 뉴욕 증시와의 연동성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다. 하이닉스에서 촉발된 위기감이 현대투신 외자유치, 하이닉스 회생, 대우차 매각 임박 등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기대감으로 전환했다. 또 은행, 건설 등 대중주에 국한되던 순환매가 제지, 의약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자산주, 광우병 수혜주 등 재료보유 소테마가 적절히 형성되면서 개인 매수세를 꾸준히 유도하며 지수 방어에 힘을 보탰다. 이같은 하방경직성을 바탕으로 해외 여건이 조금이라도 개선되면 지수관련 대형주가 상승 추세를 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순환매와 기대감에 기반을 둔 지지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전저점까지의 하락을 대비하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라는 주문이 많다. 종목별 시세 연속성은 둘째 치고서라도 업종별, 테마별 순환매가 에너지 소진으로 이어지면서 하락으로 방향을 잡기 전에 미리미리 대비할 시점이라는 얘기다. 뉴욕 및 일본 증시가 안정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단독행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 고객 예탁금 감소, 하이닉스를 제외한 거래량 침체, 선물옵션 만기, 구조조정변수의 반영 등도 부담이다. 주후반 집중된 미국 경제지표과 기업실적 발표 등을 앞두고 위험을 감수하느니보다는 현금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한화증권 투자전략팀 조덕현 차장은 "순환매의 막바지가 지수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보다는 단절로 인한 전저점 확인으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며 "기술적 반등이 일어날 때마다 매도 관점에서 접근할 시기"라고 말했다. 조 차장은 "가격메리트가 발생하는 520선까지 내려설 경우 매수를 고려할 만 하다"며 "상승하더라도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이동평균선이 밀집한 560대 후반을 뚫는 것으로 보고 매수에 가담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연구원은 "하락압력이 크게 남아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개별 종목으로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어 긍정적"이라며 "구조조정과 관련된 호재 요인이 이어지고 있고 광우병 수혜주 등 틈새 종목군이 부각되고 있어 당분간 현지수대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시세 연속성은 다소 부담스럽지만 목표수익률을 낮추고 순환매 종목의 확산과 집중을 적절히 이용해야 한다"며 "최근 다소 소외된 내재가치주나 실적우량주에 대한 길목지키기 전략도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