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어른들의 최고 장난감"으로 불리기도 한다. 자동차에는 그만큼 인간이 과학기술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꿈과 이상이 배어있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이같은 꿈과 이상을 확인시켜주는 자리가 바로 모터쇼다. 앞으로 유행할 자동차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기도 하고 5년 또는 10년후 나올 차의 모습을 미리 볼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모터쇼가 처음 열린 것은 지난 189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가 처음이다. 다음해인 1898년에는 프랑스(파리),1899년에는 미국(디트로이트),1903년에는 영국(버밍엄)이 각각 모터쇼를 개최하면서 세계적 이벤트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모터쇼의 역사는 사실상 한 나라의 자동차산업 수준과 국력을 상징하는 행사로 시작됐으며 발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각 자동차 메이커와 부품업체들은 공들여 개발한 자동차와 기술을 지명도가 높은 모터쇼에서 발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세계 4대 모터쇼라고 불리는 프랑크푸르트,파리,디트로이트,도쿄 모터쇼 등이 모두 자동차 강국에서 열리는 것도 이런면에서 당연하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세계 모터쇼의 효시라고 부른다. 1897년 시작된 이 모터쇼는 독일자동차공업협회에서 주최하며 홀수해에는 승용차와 부품을,짝수해에는 상용차만을 전시한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세계 자동차기술을 선도하는 독일 메이커들이 중심이 된 모터쇼답게 기술적 측면이 부각되는 테크니컬 쇼의 성격이 강하다. 기술적인면 뿐 아니라 규모면에서도 세계 최대의 쇼라고 부를만하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6만평이 넘는 전시장에 40여개국에서 2천여 업체가 참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지역 자동차업계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전시회이기도 하다. 파리 모터쇼=파리 모터쇼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마찬가지로 1백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모터쇼로 이듬해에 유행할 자동차의 흐름을 알수 있는 "트렌드 쇼"의 성격이 강하다. 파리모터쇼는 1898년 당시 프랑스내 자동차 클럽 ACF 회원들이 파리시내 튀러리 공원에 모여 자신들의 성공적인 클럽 활동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자리였다. 첫 해에 참가한 업체만 2백60여개,관람객은 14만에 달하는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1913년 6백56여개의 크고 작은 업체가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로 발전했다. 그러나 1914년부터 1918년까지는 전쟁으로 인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1919년 "파리 오토살롱"이라는 명칭으로 다시 시작됐으며 그 해에는 엠블런스,택시,화물차 등 전시에 사용되는 차들이 주종을 이루기도 했다. 이 전쟁 기간동안 프랑스 3대 메이커인 푸조,르노,시트로앵은 대량 생산업체로 발전했고 이들은 대중차를 만드는 데 주력했기 때문에 모터쇼도 이때부터 대중적인 행사로 변모해 갔다. 1962년 모터쇼에는 당시 유럽 각국의 대통령이 참석하기도 할 정도로 발전했다. 76년부터는 격년제로 치러지고 있다. 디트로이트모터쇼=1907년 시작된 이 모터쇼의 공식명칭은 "북미 국제 오토쇼(North American International Auto Show)"다. 첫해에 자동차를 판매하는 디트로이트 오토 딜러 협회(DADA)가 스폰서를 맡은 이후 지금도 DADA가 주관하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첫해에는 17개 업체가 33개 차량을 전시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빅3가 모두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자동차 산업이 성장하면서 디트로이트모터쇼도 점차 대중적인 이벤트로 자리잡게 되었다. 1957년부터는 미국이 아닌 해외의 메이커들도 이 모터쇼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벤츠 재규어 포르쉐 볼보 등이 참가한 것이다. 1965년부터는 개최 장소가 지금의 모터쇼장인 코보 컨퍼런스.전시 센터로 바뀌었다. 코보센터는 단층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쇼룸을 갖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1989년 디트로이트모터쇼는 1백주년을 맞아 명칭을 북미 국제 오토쇼로 바꾸었다. 그해 모터쇼에서는 일본의 도요타와 닛산이 각각 새로운 럭셔리 디비전인 렉서스와 인피니티를 미국에 소개하기도 했다. 매년 1월 열리기 때문에 그해에 소개될 자동차 모델들을 한 곳에서 볼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또 미국 메이커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중적 성격이 강한 모터쇼이며 자동차 경향을 보여주는 모터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내에서 열리는 다양한 모터쇼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 자동차공업 연합회(OICA)의 승인을 받은 모터쇼 이기도 하다. 도쿄 모터쇼=일본자동차공업진흥회가 주관하며 1954년 2백54개 업체가 참가,2백67대의 차량을 전시한 첫번째 모터쇼가 열렸다. 도쿄모터쇼는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모터쇼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적 권위를 갖추고 있다. 첫해에 승용차는 겨우 17대 밖에 전시되지 않았지만 개최기간 10일동안 54만7천명의 관람객이 몰려들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1959년6회 모터쇼에는 일본 자동차공업의 발전과 함께 전시면적도 넓어지고 출품대수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이 해에는 일본 최초의 스포츠카 "닷산 S211"이 공개되고 일본 최초의 자동변속기 장착차량인 "마스터 라인"등 독자적인 신모델이들이 대거 출품되기도 했다. 1963년 제9회때는 관람객수가 최초로 1백만명을 돌파했다. 이듬해에는 당시 꿈의 엔진이라고 불리던 로터리엔진이 선을 보이기도 했다. 1975년 모터쇼부터 격년제로 바뀌었으며 89년에는 장소를 지금의 전시장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로 옮겼다. 이 해에는 총 관람객 1백92만4천2백명을 기록,당시까지 최고의 기록을 남기는 모터쇼가 되었으며 도쿄모터쇼는 지금도 관람객수에서는 최고의 모터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메이커가 중심이 된 모터쇼답게 다양한 컨셉트모델과 쇼카가 출품돼 파리 모터쇼 못지않은 화려함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버금가는 기술력을 보여주는 모터쇼로 평가받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