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제모터쇼] 첨단 名車 '한자리에'...축제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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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지방 모터쇼인 '2002 부산국제모터쇼'가 12일 언론발표를 시작으로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막을 올렸다.
13일 공식 개막돼 2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모터쇼는 '자동차와 인간, 자연이 숨쉬는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준비기간의 부족과 한국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국내외 2백여개의 자동차관련 업체가 참여,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모터쇼라는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부산모터쇼는 지난해 프랑스의 르노자동차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부산시가 이 지역을 자동차공업도시로 변모시키겠다는 노력의 일환으로 준비돼 왔다.
따라서 이번 모터쇼를 계기로 부산은 새로운 '자동차의 메카'로 발돋움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부산시는 이번 모터쇼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모터쇼를 통해 부산이 모터쇼를 열기에 국내 어떤 도시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춘 지역이라는 점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르노삼성이라는 자동차 메이커의 본거지인데다 접근이 용이한 항구 도시라는 입지적 조건을 집중 홍보할 예정이다.
또 서울모터쇼가 열린 삼성동 COEX보다 전시장의 규모가 훨씬 클 뿐더러 임대료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사실을 적시, 모터쇼를 열기에 최적격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번 모터쇼가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그동안 서울 등 수도권 시민들의 전유물로 자리매김해 온 모터쇼가 이제 지방 주민들까지 향유할 수 있는 행사로 전환될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대목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그 나라의 수도이외에 여러 도시에서 모터쇼가 치러지는게 일반화돼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부산모터쇼는 지방자치단체의 모터쇼 유치 열기를 부추길게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부산모터쇼는 다소 아쉬운 부분을 안고 있다.
준비기간이 짧았던 탓에 해외업체들이 직접 참가하지 못했다.
세계 주요 자동차메이커 대신 지역 딜러들이 독자적으로 참가하기 때문에 화려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이번 모터쇼에서는 최초로 공개되는 신차나 컨셉트카의 비중이 크게 떨어진다.
이 때문에 모터쇼를 통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추세를 발견하거나 미래의 자동차는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한계가 부산모터쇼가 갖고 있는 긍정적 의미마저 희석시킬 가능성은 별로 없다.
부산 시민들의 축제인 만큼 이 지역 시민들은 처음으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 잔치가 될 것은 분명하다.
현대 기아 쌍용 르노삼성 대우 등 국내산 자동차는 물론 쉽게 접할 수 없는 BMW 다임러크라이슬러 벤츠 도요타 폴크스바겐 아우디 볼보 랜드로버 등 수입차도 한자리에서 편안하게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잔치터다.
여기에다 타이어 등 자동차 부품전시회에는 25개국 35개 도시에서 4백여명의 바이어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수출촉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게 주최측의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가 해외모터쇼에서는 선보였지만 국내에는 공개하지 않았던 컨셉트카와 개조차량의 국내 데뷔 무대라는 점도 이번 모터쇼를 감상하는 또하나의 포인트다.
이와함께 자동차의 역사를 한눈에 볼수 있는 '자동차 테마관'이 설치돼 드라마나 영화속에서나 볼수 있었던 자동차를 실물로 불수 있는 보너스도 제공된다.
장기적으로는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경우 2년후에 개최되는 제2회 부산모터쇼에는 국내외 메이커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산시가 철저한 준비를 통해 해외 메이커 유치에 성공할 경우 부산모터쇼는 '부산국제영화제'처럼 국제적인 행사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 안상영 부산시장의 말이 결코 '희망'에만 그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란게 자동차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