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석 < 프리챌홀딩스 회장 moses21@freechal.co.kr > 몇년 전 빌 게이츠는 '생각의 속도'라는 단어로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가 얘기한 생각의 속도는 무엇일까. 우선 기업환경이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보통신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전세계에 걸쳐 컴퓨터 네트워크가 구축되고,이를 통해 시간과 공간은 하나로 통합된다. 둘째 기업활동이 본질적으로 달라졌다는 것이다. 기업활동은 e메일 전자상거래 등을 통해 네트워크 상에서 이뤄진다. 고객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이 기업활동의 핵심이 된다는 얘기다. 셋째 마인드의 변화다. 빌 게이츠는 이런 변화가 필연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인류의 삶의 질과 효율성이 극대화되리라고 낙관하면서 그는 묻는다. "당신은 이런 변화의 수혜자,주도자가 되길 원합니까? 그렇다면 변하십시오" 빌 게이츠 논조에 기본적으로 동감한다. 우리 환경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이를 향유하기 위해서는 자기 변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우선 '생각의 속도'는 빠르다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성 창조성을 포함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생각은 결코 정해진 트랙만을 돌지 않는다. 생각의 빠름이란 정해진 트랙을 가장 먼저 완주하는 능력이라기보다는 가장 독창적인 트랙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이해돼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생각만으로 존재하는 생각의 속도는 결코 없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육체의 땀과 힘에 바탕을 두지 않는 속도의 독창성이란 한낱 허구에 불과하다. 오히려 영감은 노력과 경험의 결실일 수도 있다. 이런 면에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변화란 익숙한 것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땀 흘리면서 열심히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빌 게이츠의 생각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굳이 그와 같은 방식으로 사고할 필요는 없다. 또 다른 빌 게이츠가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흘린 것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려야만 한다. 너무나 상투적일까. 쉼없이 땀 흘려 우리만의 길을 만들어 내고 있을 때 최고의 속도로 질주하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