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과 워싱턴 등 미 동부지역의 한국 교민과 유학생들은 11일 오전 9시(현지시간)부터 한국으로 거는 전화 통화량이 폭주하자 인터넷을 통해 안부와 현지 표정 등을 속속 전달하고 있다. 대혼란상태에서 인터넷이 효자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워싱턴DC 외곽에 살고 있다는 재미교포 최원석씨는 "교통이 마비되고 학교가 문을 닫는 등 이곳 상황은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최씨는 "방송국 앵커들은 웬만해서는 쓰지 않는 'unbelievable(믿을 수 없다)'이란 말을 되풀이하며 당황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북동부 로드 아일랜드의 재미교포 고등학생 로린은 "이쪽 학교 거의 모두에 휴교령이 내려진 상태"라면서 "사고 지역에 사는 교포들의 피해가 있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스턴에 사는 애냐라는 네티즌은 "이번 테러사건을 계기로 제3차대전이 발발할 것이라는 옛 예언까지 다시 나도는 등 흉흉한 분위기"라며 "미국에 온지 오래 되지도 않았는데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현지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어학연수생으로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거주하는 김정은씨도 "사건 발생지는 아니지만 이곳에도 테러의 여파가 미쳐 공항은 물론 모든 공공건물이 폐쇄되고 학생이나 시민들이 이용하는 중앙광장의 출입도 금지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뉴스를 본 이후로 아직까지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설명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