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쇼크로 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한 반면 국제 유가와 금값은 급등했다. 공급 불안감과 위험상황시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라는 인식이 국제 유가와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11일(현지시간) 런던 시장에서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전일 대비 4달러 가까이 폭등한 배럴당 31.05달러까지 올랐다가 29.44달러에 마감됐다. 배럴당 31.03달러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두바이유도 전일 대비 3.03달러 상승하며 28.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테러 영향으로 중동 지역에서 긴장감이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가가 급등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알리 로드리게스 OPEC 사무총장은 긴급 성명을 통해 "회원국들은 적절한 공급 물량과 가격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증산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금값도 투기적 매수세가 몰리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테러 보도 직후 런던거래소에서 금값은 개장과 동시에 온스당 16달러가 뛰었으며 이후 오름세를 지속, 온스당 2백90.3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전일 뉴욕거래소 종가(2백71.90달러) 대비 19달러나 높은 수준이며 2년여만의 최고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서도 전일 온스당 2백71.15달러에서 2백89.9달러로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는 뉴욕 증시와 함께 거래가 정지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이 위기 상황에서 안전한 투자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금 매입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등했다고 진단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