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사태로 인해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벌써부터 폭등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제석유시장은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곳이 생긴 가운데 거래량이 평소보다 두 배나 늘어나는 등 큰 혼란에 빠졌다. 원유가격이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우리나라 연간 수입액이 9억달러 늘어난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미 테러 사태가 발생한 지난 11일(현지시간)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10월 인도분 기준)이 현물시장에서 배럴당 26.14달러로 전날(24.85달러)에 비해 1.29달러 올랐다고 12일 밝혔다. 두바이유 가격이 26달러대로 치솟은 것은 지난 6월12일(26.30달러)이후 처음이다. 두바이유는 국내 도입 원유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가격 역할을 한다. 세계무역센터(WTC) 인근의 뉴욕상품거래소(NYMEX.선물시장)는 아예 개장하지 않았다. 산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이번 사태의 배후가 중동지역 테러단체로 드러나면 미 정부의 대대적인 보복 공격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국제원유시장에서 심리적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수급안정을 위해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원유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이재훈 산자부 에너지산업심의관은 "국제 원유시장에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비정상 매입(Panic Buying)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반구 국가들이 기름 수요가 많은 겨울철로 접어드는 데다 시장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국제유가는 두바이 기준으로 당분간 배럴당 27달러 안팎의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