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大慘事'] 기업들 경영목표 전면 재조정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기가 가뜩이나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테러공격 사건이 발생,세계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들이 비상경영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금융시장불안 달러화약세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요인이 겹쳐 영업환경이 최악의 상태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경제연구센터장은 "미국의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수출감소 등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봐야 한다"며 "최근 3.6%로 발표했던 올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춰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경련 관계자도 "기업들이 올 경영목표에 대한 전면 재조정은 물론 내년 경영계획도 밑그림부터 뜯어고쳐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12일 정례 사장단회의를 열었으나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는 뚜렷한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계열사별로 향후 영향을 분석한 뒤 대책을 마련하기로 하는 선에서 회의를 마쳤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소비와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국내 및 국제금융시장 경색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현금유동성 확보 등 기존의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성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고 긴급하지 않은 부동산처분 등을 가속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삼성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사업계획을 계속 축소조정하고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는 특히 반도체와 PC의 시세가 바닥권에 근접한 데다 계절적인 성수기에 접어들어 수요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번 사태가 소비심리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새로운 PC 운영체제인 윈도XP의 출시 등도 IT경기를 살리는 데 큰 효과를 내기 어렵게 됐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내 판매에 악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테러에 대한 보복조치를 강화하면서 대외적인 통상마찰에서도 더욱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통상대책 마련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정몽구 회장이 부산모터쇼와 프랑크푸르트모터쇼 방문을 취소하고 직접 상황을 체크하며 대책마련을 지휘하고 있다.
LG도 각 계열사별로 대책회의를 갖고 장단기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LG화학은 중국에서 미국 수출용 제품 제조에 들어가는 원재료 수입이 축소될 가능성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또 국제원유가격이 상승해 원가가 오를 가능성에 대비,나프타 구매를 시장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하기로 했다.
그러나 LG화학은 일단 2~3일간 지켜본 뒤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며 장기화되지 않을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선적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없겠지만 이번 테러사건으로 현지판매가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차는 현재 미국 현지 판매법인(DMA) 중심으로 '비상대책반'을 구성했다.
DMA 본사가 있는 LA지역은 현재 정상 업무 중이며,뉴욕지역 사무소는 휴무 조치를 내렸다.
한화그룹은 이날 오전 구조조정본부를 중심으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에 따른 영향을 점검했다.
사고지역에서의 피해는 없지만 구조조정본부를 주축으로 향후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코오롱의 경우 미국시장에 코오롱상사와 (주)코오롱이 섬유류와 필름류 등을 수출하고 있다.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코오롱측은 예상했다.
손희식·김성택·김용준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