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센터건물 폭파 테러로 달러가치가 세계적으로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도 큰 폭 하락했다. 12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9.70원 내린 1,286.1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폭파 사고 여파로 전날보다 8.80원 내린 1,287.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오전 9시 55분경 1,282원까지 낙폭을 넓혔다. 그러나 118.50엔까지 하락했던 달러/엔이 119엔대 중반에서 횡보하자 달러/원도 낙폭을 줄이기 시작해 10시 15분 이후로는 줄곧 1,285원선에서 위아래로 움직였다. 장 막판 들어 달러/엔 환율이 119엔선을 아래로 뚫고 내려갔지만 달러/원은 1,285원선을 고수해 정부가 달러 매도 물량을 흡수하고 있다는 의혹이 퍼지기도 했다. 거래량은 다른 아시아지역과 마찬가지로 여느 평일 거래량에 크게 못미쳤다. 은행들은 새로 포지션 만들기를 꺼려하며 업체들의 실수거래만 체결해 주는 정도로 관망세를 보였다. 폭파 사고가 사상 초유인 만큼 앞으로 환율 전망도 오리무중이다. 사고가 미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딜러들의 첫 반응은 달러 매도였다. 그러나 테러의 파급 효과가 미국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달러 매도를 주춤하게 했다. 국내 증시가 12% 하락하고 일본 증시도 6.63% 하락한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방어를 위해 곧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향후 환율 방향을 점치기 어렵게 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큰 폭 매도세였다. 코스닥에서 38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거래소에서는 1174억원어치를 팔았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