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3P 급반등, 500 문턱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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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세계무역센터 테러의 충격에서 빠져 나왔다.
수요일 유럽증시가 반등한 데다 달러/원 등 환율도 하향 안정되면서 투자심리를 북돋웠다.
국제유가 및 금시세 등 현물가도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소식에 절망적 상황은 피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더해졌다.
그러나 전날 급락에 대한 저가매수 외에는 뚜렷한 투자유인을 찾을 수 없었고 선물옵션 만기일에 따른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세로 반등은 기술적 수준에 멈췄다.
미국 소비 둔화와 이로 인한 세계 경기침체 장기화, 중동 정국 불안으로 인한 유가 급등, 재개장할 뉴욕증시의 향방 등 이번 테러가 몰고올 후폭풍을 경고하는 목소리 또한 잦아들지 않았다.
지금을 급락에 따른 저점 매수 시점으로 파악한 단기 매수세력과 뉴욕증시 개장 전까지는 바닥 확인을 미루려는 보수적 매도세력이 격돌, 활발한 손바뀜이 장중 내내 진행됐고 거래소 거래량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현정환 SK증권 책임연구원은 "저가매수세가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을 소화하면서 기술적 반등을 이끌어 냈다"며 "앞으로 지수 500선을 중심으로 '여진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수가 추가 상승하며 500선을 단기간에 상향 돌파한다면 강한 지지선을 확보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저항선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나스닥 개장 이후 거세질 하락압력을 국내증시가 버텨낼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13일 종합주가지수는 499.25로 전날보다 23.65포인트, 4.97%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0.45포인트, 0.82% 낮은 54.19를 가리켰다.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을 저가매수세가 소화하면서 거래가 활발했다. 거래소에서는 10억2,142만주, 2조7,267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고 코스닥에서는 3억8,727만주, 1조3,796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하이닉스 거래도 폭발, 단일종목 최대 거래량 기록을 엿새만에 다시 경신했다. 이날 하이닉스는 모두 5억8,488만주가 거래됐다. 종전 기록은 하이닉스가 지난 5일 세운 4억8,362만주였다. 거래대금은 6,247억원이었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맞은 선물시장에서는 지수선물 9월물이 강세를 이어갔다. 전날보다 0.60포인트, 1.00% 오른 60.70에 거래됐다.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88로 백워데이션.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크게 앞지르며 저가매수세와 충돌,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매도는 차익 1,711억원, 비차익 1,808억원 등 모두 3,519억원인 반면 매수는 1,297억원에 그쳤다.
이날 출회된 프로그램 매도 규모는 지난 1월 4,560억원 기록 이후 8개월 중 최대치다.
전날 대량 매도 우위를 기록했던 개인과 외국인이 나란히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개인은 1,310억원, 외국인은 567억원씩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프로그램 매물을 앞세워 1,979억원 어치 팔아치웠다.
삼성전자가 전날보다 6% 이상 뛰어 오르며 17만원선을 상향돌파했고 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1~8%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국민은행, 주택은행, 신한지주 등은 6~12% 급등세를 보였다.
오전 한때 1,000원선 밑으로 떨어졌던 하이닉스는 채권은행 대표자회의가 14일 개최되고 이 자리에서 지원방안이 최종 확정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강세전환, 상한가로 거래를 끝냈다.
현대증권은 이날 이사회를 갖고 AIG가 인수할 우선주 발행가를 7,000원에 의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증권은 이날 10% 이상 급등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안철수연구소 신규등록을 호재삼아 오름세를 보이던 보안관련주 대부분이 하락 마감했다. 안철수연구소만 상한가를 기록했을 뿐이다.
시스템통합업체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 목표를 40% 가까이 하향조정, 7% 이상 급락했다.
3R은 세계무역센터 자살테러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디지털 보안장비인 DVR 수요증가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 상한가에 진입했다.
오른 종목이 627개인 반면 내린 종목은 194개에 그쳤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