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4일자) 주식투자, 보다 냉정한 자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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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초대형 테러사건으로 전일 12.02%라는 사상 최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던 증시는 13일 4.97%가 되올라 투자심리가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이 테러사건을 전쟁으로 규정하고 보복을 거듭 다짐하고 있어 언제 어떤 돌발 변수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증시가 안정을 되찾았다고 장담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하겠다.
이같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사건 전개에 따라 급변할지도 모를 주가에 일희일비 할 것이 아니라 보다 냉정한 자세로 투자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의 심장부가 유린당하는 초유의 사건에서 우리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공세가 있긴 했지만 등락이 너무 심하고 위기관리능력이 부족하다는 허점을 드러냈다.
미국의 대응방향에 따라 증시가 또 다른 충격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과민반응을 보일 것이 아니라 이성적인 투자자세를 견지해야 하며 증권당국도 비상한 사태에 대처하는 위기관리능력을 좀 더 키워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한때 개장여부조차 불투명했던 도쿄증시는 12일 상·하한가폭을 절반으로 줄여 개장함으로써 심리적 마지노선인 닛케이평균주가 1만선이 맥없이 무너지기는 했으나 하락폭은 우리의 절반에 그친채 장을 마감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우리증시는 '증시를 열지말라'는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 속에 오후장만 연 결과,최악의 기록을 남기고 말았다.
이날 오후장 만이라도 연 것은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인 더블위칭데이를 앞두고 있어 불가피한 면도 없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열지않은 것만 못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 증시에는 서킷브레이크제도는 도입돼 있으나 일본처럼 상·하한가 조정제도는 마련해 놓지 않아 이날 세계 최대의 폭락을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상·하한가 폐지로 나아가는 것이 옳은 방향이겠지만 이번 같은 비상시기엔 지나친 폭락을 막기 위해 상·하한가 조정제도를 도입하는 문제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미국 테러사건과 관련한 돌발변수가 언제 어떤 방향으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긴 하지만 투자자들은 보다 냉정한 자세로 투자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분위기에 휩쓸려 무작정 투매에 나서기 보다는 보유주식의 업종 및 종목특성을 따져 보고 매매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침체장세에서 폭락으로 주가가 더욱 낮아진 이런 상황일수록 단기시세차익을 노리기 보다는 배당투자를 겨냥하는 등 길게 보는 장기투자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