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화요일의 테러대참사를 '21세기의 첫 전쟁'으로 선포하고 테러와의 전쟁을 단행하기 위한 준전시체제에 돌입했다. 미국은 13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테러대참사를 '전쟁'으로 규정, 이번 공격을 주도한 테러단체와 지원세력에 대한 개전을 사실상 선포함으로써 국내외 가용한 군사력을 총동원한 입체적인 전격 공격을 단행하기 위한 수순에 본격 착수했다. 그러나 1, 2차 세계대전을 비롯, 한국전과 베트남전 등 미국이 치른 역대 전쟁사에서 개전대상을 명시하지 않고 미국이 사실상의 전쟁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이번 테러공격을 '21세기의 첫 전쟁'이라며 전쟁이 시작됐음을 내외에 천명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쟁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해 공격시 전쟁에 준하는 무력응징이 있을 것임을 밝혔다. 특히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날 '사전경고 없이 테러집단을 군사적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밝혀 공격이 예상보다 빨리 전격적으로 단행될 것임을 강력히 내비쳤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국방장관 명의로 전군에 '전쟁영웅 메시지'를 하달함으로써 사실상 전군에 전시체제에 준하는 비상경계령을 내렸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대통령의 비상시 긴급대응권 차원에서 의회의 승인을 전제로 사실상 개전을 선포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그같은 개전선포가 국제법상 규정된 개전사유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이나 다만 원인제공자가 명시되지 않은 것이 과거 개전선포와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전격적으로 테러세력과 이에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는 나라를 응징 공격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도 이번 사태를 동맹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공동작전을 전개할 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워싱턴.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