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인 17일이 세계 금융시장의 향방을 가를 날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1일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비행기 테러공격의 충격으로 폐장한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등 미국의 주요 증권거래소들이 다음 개장일을 이날로 최종 확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날의 주가움직임이 세계증시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왜 17일 개장인가 =증권전문방송인 CNBC는 13일 오후 리처드 그락소 뉴욕증권거래소회장의 증시개장관련 기자회견을 생중계하는 순간까지도 '증시 내일 개장할 듯'이란 문구를 자막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그런만큼 '17일 개장'은 전문가들도 의외였다. 그락소 회장은 연기 이유를 "통신 전력공급 등 기술적인 문제를 차질없이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가능한 한 시간을 벌어보자는 것. 관계자들의 내부 회의에서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거래를 재개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방법은 폐장 상태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개장을 너무 늦추면 금융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확보하는 날을 택한 게 17일이란 해석이 유력하다. 해외 증시를 보면 낙관적 =테러발생 이후 유럽 아시아 남미 등 해외 주식시장은 첫날 10% 이상 떨어지는 곳이 속출하는 등 첫날 폭락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하루 이틀 지나면서 빠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증시 폐장으로 국제금융시장의 자금경색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국과 유럽중앙은행들이 5백억달러의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기금리인하설이 제기되는 등 미국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때문에 17일 개장 후 미 증시의 전망도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견해들도 많다. 채권 시장을 보면 비관적 =이틀간 폐장된 뒤 13일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개장된 채권시장은 채권값 급등으로 장을 마감했다. 테러발생이전인 지난 10일 수익률 연 4.84%를 기록했던 10년만기 재무부채권은 이날 연 4.64%로 급락했다. 채권을 사자는 세력이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이는 테러발생 이후 미국 금융시장에서 처음 나온 '금융상품'의 가격 변화다. 뱅크오브몬트리올의 애널리스튼 앤드 부시는 "증시개장 즉시 대량매도 사태가 예상된다"며 "최소한 다우지수가 5%가 넘은 5백포인트 정도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