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사태가 중동과의 전면적인 전쟁으로 확산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오히려 호재가 될 겁입니다. 이럴 경우 석유화학, 철강 등 기초소재주와 IT(정보기술)주가 투자 유망합니다" 김주형 LG투자증권 리서치담당 상무(46)는 미국 테러사태가 짧은 시간내에 일단락되면 경기 회복을 앞당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량경제학 박사인 김 상무는 지난 89년 LG경제연구원 창립멤버로 한국 경제의 거시계량모형, 체감경기지수 등을 만든 인물이다. 지난해 3월 LG투자증권으로 옮겨 거시경제학과 증권사 리서치를 접목시키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인지 최근 증권가에선 "LG투자증권의 리서치는 깊이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테러사태로 증시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우선 위험관리에 주력해야 한다. 일주일 정도는 관망하는 것이 좋다. 다음주가 돼야 방향성이 드러날 것이다. 단기적으로 3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첫째 미국의 소비심리가 더욱 악화돼 연말 특수(特需)가 사라지면서 경제 회복이 늦춰질 수 있다. 둘째 국채 현금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을 심화시켜 주식, 특히 한국 등 개도국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가 감소할 수 있다. 아직 미국 시장이 열리지 않아 글로벌펀드가 자산가치 평가와 투자전략을 수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다음주 미국 시장이 개장하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본격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대거 순매도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이 두가지는 정도의 문제일 뿐 분명하게 예상할 수 있다. 세번째가 특히 중요하다. 예상되는 미국의 군사행동이 어떤 결과를 부를 것인가 하는 대목이다. 만약 중동 국가와의 전쟁으로 확대된다면 유가 환율 등 세계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매우 커질 것이다. 또 첫째 둘째 변수도 더욱 나쁘게 작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파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최악의 경우(중동과의 전쟁), 전세계 증시가 마비될 수도 있다. 전쟁이 확산된다면 먼저 금융시장과 원유시장이 흔들릴 것이다. 특히 원유의 대부분을 중동에 의지하는 한국으로서는 매우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러나 짧은 시간 안에 미국이 원하는 대로 복수를 끝낸다면 미국민의 자신감이 회복되면서 소비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 금리 인하, 재정지출 확대, 감세 등을 통한 긍정적인 영향도 기대된다. 또 부분적으로 군수산업의 호황과 대(對) 테러장비 구매 등이 늘면서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보다 안전해진 세상'이라는 인식 속에 경기 회복이 빨라질 수 있다" -국내 경제와 증시에 미칠 영향은. "극단적인 상황이 없다면 사실상 경제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큰 영향은 없다. 항공 관광 금융산업은 둔화될 수 있으나 수출의 핵심인 IT 수요는 둔화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시는 다시 490∼630의 박스권에 안착한 뒤 경기 회복 신호를 기다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박스권은 이미 IT 불황 등을 반영한 지수권이다" -증시가 살아난다면 가장 유망하다고 보는 주식은. "경기가 살아난다는 조짐이 나타난다면 철강이나 석유화학 등 기초 소재산업이 유망하다. 또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실한 신호가 계속해서 나온다면 낙폭이 컸던 IT주의 수익률이 가장 높을 것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