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미국의 보복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며 큰 폭 상승했다. 14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5.70원 오른 1,296.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 하락으로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탓에 전일 종가보다 1.10원 낮은 1,289.50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그러나 무역센터 폭파 테러와 관련해 전쟁 수준의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분위기에 압도돼 달러/원은 급한 곡선을 그리며 상승하기 시작했다. 달러/엔은 전날 뉴욕 종가인 118.85엔 수준에 머물렀지만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소비심리 저하로 인한 국내 기업의 수출 감소를 우려하는 심리가 팽배했다. 경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싱가포르,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환율 역시 동반 상승했다. 오전 10시경 1,297.50원까지 오른 달러/원은 네고 물량과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오름세가 주춤했다. 외환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한 조치에 나서리라는 판단도 추가 상승을 막는데 일조했다. 이후 환율은 마감 시각까지 1,297원선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소폭 등락하며 국제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국내 증시는 불안한 분위기를 반영해 크게 하락했다. 종합주가지수는 3.40%, 코스닥지수는 7.34%나 밀렸다. 반면 증시에서 외국인은 매수세였다. 거래소에서 501억원어치, 94억원어치 주식을 각각 사들였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전쟁이 벌어지더라도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크므로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이날 저녁 발표되는 미국의 생산자물가,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